경제·금융 금융정책

AI 키우고 석화 위기 막고…5대 분야 135조 공급

5대 전략분야 정책금융 136조 투입

전년比 20조↑…총 정책금융의 55%

보호무역 기조 등 불확실성 확대

5대 중점분야 지원액 20조 늘려

첨단산업 등 경쟁력 강화 뒷받침

석화 등 침체된 산업은 별도 관리

김소영(가운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정부 관계부처 및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제9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위김소영(가운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정부 관계부처 및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제9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위





금융 당국이 내년 248조 원에 달하는 정책자금 공급에 나선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36조 원을 첨단·미래유망산업 등 5대 중점 산업 분야에 집중 투입한다. 미래를 책임질 인공지능(AI), 태양전지 등 신산업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종을 5대 분야로 신설해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 재편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9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정책금융 공급 계획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내년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4개 정책금융기관은 올해 대비 7조 원(2.9%) 늘어난 247조 50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할 방침이다. 특히 각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선정한 5대 중점 전략 분야에 대해서는 올해(116조 원)보다 20조 원(17.2%) 증가한 136조 원의 자금을 집중 공급한다. 이는 전체 정책금융 규모의 55%에 달하는 액수다. 올해(48%)보다 7%포인트가량 비중이 늘었다.




5대 중점 전략 분야는 △첨단전략산업 육성 △미래유망산업 지원 △기존 산업 사업 재편 및 산업구조 고도화 △유니콘 벤처·중소·중견기업 육성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기업 경영 애로 해소 등이다. 기존에는 40개 부문으로 구성됐지만 다변화하고 있는 산업 수요를 반영해 45개로 부문을 늘렸다.

관련기사



5대 분야 중에서도 반도체·2차전지·미래차·바이오·AI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 분야에 가장 많은 37조 2000억 원이 배정됐다. 특히 주요 부문에 AI 산업을 새롭게 추가해 5조 원을 투입한다. 주요국들이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인 만큼 관련 산업 육성을 뒷받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수출주력산업인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도 2%대 국고채 수준의 초저리 설비투자대출 4조 2500억 원을 포함해 총 8조 4000억 원의 정책금융 공급에 나선다.

31조 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기존 산업 사업 재편 및 산업구조 고도화 분야에는 석유화학 산업과 태양광 산업을 신설했다.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전례 없는 위기에 놓인 만큼 별도 중점 부문으로 관리해 지원에 나서기 위해서다. 미래유망산업 분야에는 태양전지와 물 산업을 주요 부문으로 추가해 총 21조 5000억 원을 공급한다. 이 밖에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기업 경영 애로 해소와 유니콘 벤처·중소·중견기업 육성 분야에는 각각 29조 7000억 원, 16조 7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금융 당국이 5대 중점 산업 분야에 대한 정책자금 투입을 대폭 확대한 것은 내년도 산업계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축소되며 주요국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보호무역주의 증가에 따른 무역 감소 등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게 당국의 전망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대내외적으로 예상할 수 없는 변수가 많고 업종별 업황이 크게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여신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정책금융 공급 구조 전환도 가속화한다. 우선 5대 중점 분야에 대한 직접투자 목표액을 올해 1500억 원에서 내년에는 7배가량 늘린 1조 원 이상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도입된 혁신성장펀드를 내년에도 3조 원 규모로 조성하는 등 간접투자도 지속한다. 혁신 벤처 육성을 위해 마련된 이 펀드는 지난해 3조 9000억 원이 결성됐으며 올해도 11월까지 3조 7000억 원 이상 모집돼 목표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에는 중소·중견기업의 적극적인 사업 재편을 유도하는 인수합병(M&A) 전용 리그를 신설하고 운용사들에 대한 신속 투자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도 이뤄진다. 이 밖에 올 7월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통해 발표된 AI특화펀드도 5000억 원 규모로 조성된다.

산업별 핵심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강화와 투자 유치 지원 및 컨설팅 등 비금융 지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혁신 프리미어 1000’도 새롭게 도입된다. 그간 산업별로 우수 기업 지원을 위한 유사 지원 제도가 중복 운영되고 혜택이 많지 않아 체감 효과가 낮았는데 내년부터는 각 부처에서 선정한 우수 중소·중견기업에 맞춤형 금융·비금융 지원이 이뤄지고 정책금융기관은 가능한 최고 수준의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이날 회의체에서는 혁신성장펀드와 중견기업전용대출의 지원 기준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혁신성장 공동기준의 6차 개정안도 함께 논의됐다.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해 AI 테마를 신설하고 스마트어업·핵융합에너지 등의 품목을 추가했다. 일부 혁신성이 줄어든 품목(인덕션히터·스털링엔진 등)은 삭제됐다.

김 부위원장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산업 경쟁력 확보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멈춰 설 수 없는 필수 과제”라며 “기업의 원활한 투자·경영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중점 분야에 집중해 정책금융을 충분히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중섭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