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비야디는 어떻게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이 되었을까

배터리 경쟁력 바탕 고속 성장 가도

유리·타이어 外 모든 제품 자체 생산

직원 12%, 매출액 6.6% R&D 투자

美·EU 관세장벽도 기술력으로 돌파

비야디(BYD)의 중형 세단 하이바오(씰)가 22일 중국 선전시 본사에 전시돼 있다. 김광수특파원비야디(BYD)의 중형 세단 하이바오(씰)가 22일 중국 선전시 본사에 전시돼 있다. 김광수특파원




“어떻게 이렇게 싸게 팔지? 이 가격으로 한국에 들어오면 큰일 나겠는데?”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만난 현대차의 한 임원은 비야디(BYD)의 중형 세단 하이바오(씰) 가격이 15만 위안 안팎으로 책정된 것을 확인하고 연신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동차 강판부터 주요 부품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압도하는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현대차마저 놀랄 정도로 BYD의 가격 경쟁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로이터통신은 “비야디는 유리와 타이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차량 구성품을 자체적으로 제조해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라고 분석했다.



BYD는 1994년 배터리 회사로 시작해 2003년 자동차 회사를 인수해 배터리, 전기차, 전자기기, 모노레일 등을 생산하는 종합회사로 성장했다. 지난 2022년 업계 최초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신에너지차에만 집중하기로 한 데는 배터리 기술력이 뒷받침됐다. 자체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를 출시한 2020년부터 고속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NCM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LFP배터리의 단점을 상쇄한 블레이드 배터리는 모든 전기차 모델에 장착돼 있고, 중국 업체는 물론 테슬라에도 공급된다. 비야디는 세계 최대 배터리제조사인 닝더스다이(CATL)에 이어 배터리 2위에 오르며 배터리 경쟁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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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의 고집스러운 기술 개발 의지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로 옮겨갔다. 11월 22일 선전 본사에서 만난 인둥둥 비야디 아시아태평양사업부 홍보·브랜드담당 이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2027년경 상용화 목표 달성을 예고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등극하고 있는 비야디(BYD)의 선전 본사 전시관에 22일 그동안 회사가 성장해온 현황이 표시돼 있다. 김광수특파원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등극하고 있는 비야디(BYD)의 선전 본사 전시관에 22일 그동안 회사가 성장해온 현황이 표시돼 있다. 김광수특파원


비야디는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장벽도 기술 자립을 통한 경쟁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18.69%로 전 분기 대비 3.19%포인트나 줄었지만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돼 관세가 추가되더라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해 맞서겠다는 의지다.

전체 직원 90만명 중 12%인 11만명을 R&D 인력으로 채용해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주요 부품을 모두 자체 생산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회사의 R&D 투자 규모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201억 8000만 위안(약 3조 8825억 원)으로 늘었다. 매출액의 약 6.6%를 차지한다. 글로벌 3위 현대차가 매출액의 2% 수준을 투자하는 것을 크게 웃돈다. BYD는 올해 연간 R&D 지출 규모는 50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배터리는 물론 자동차 모터와 전자제어장치도 함께 만들 수 있는 자동차 기업은 비야디밖에 없다”는 자신감으로 전기차 시대를 압도하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도 선도 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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