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尹 계엄 말말말 "문짝을 도끼로…다 포고령 위반이야 체포해" 진술 확보

수사 3주만 김용현 구속기소

검찰, 尹 계엄 발언 확보

경찰에 체포 지시…국회 봉쇄 시도 정황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긴급 소집돼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긴급 소집돼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계엄군 수뇌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당시 발언을 상당수 확보해 공개했다. 그중에서는 "아직도 못갔냐? 뭐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등 국회 봉쇄를 적극 시도한 정황들이 드러났다.



27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내란 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 등을 공개했다. 해당 발언은 김 전 장관 등 주요 계엄군들이 진술한 것이 바탕이 된 것으로 윤 대통령이 인정한 부분은 아니다.

김 전 장관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게 전화해 "조지호에게 포고령에 대해 알려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또 "국회에 경찰을 증원하고 포고령에 따라 국회 출입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포고령 발령 무렵부터 윤 대통령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수회 전화해 "조 청장,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 다 체포해, 잡아들여, 불법이야, 국회의원들 다 포고령 위반이야, 체포해"라고 말했다는 진술이 확보됐다.



또 윤 대통령은 계엄 당시 국회 주변에서 현장을 지휘하던 이진우 사령관에게 전화해 "아직도 못 들어갔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 아직도 못 갔냐, 뭐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한 사실도 진술을 바탕으로 확인했다.

또 이밖에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4일 오전 1시 3분께 윤 대통령은 이 사령관에게 전화해 "국회의원 190명 들어왔다는데 실제로 190명이 들어왔다는 것은 확인도 안 되는 거고", "그러니까 내가 계엄 선포되기 전에 병력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서",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곽종근 사령관에게도 전화해 "국회로 이동 중인 헬기가 어디쯤 가고 있냐"고 묻고 "아직 국회 내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거 같으니 빨리 국회 안으로 들어가서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 내라"고 지시한 진술을 확보했다.

특수본은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 피의자들이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봤다. 윤 대통령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포고령을 발령한 뒤 무장한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했기 때문이다. 또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장악하고 영장 없이 주요 인사와 선관위 직원의 체포·구금을 시도하고 이어 군경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을 저지한 뒤 국회 무력화→별도의 비상 입법 기구를 창설하려 한 사실도 확인했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과 올 3월부터 비상계엄을 염두에 두고 여러 차례 논의한 사실 또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올 3월 서울 삼청동 안전가옥(안가)에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이 모여 “비상계엄을 통해 헤쳐나가는 것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9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는 윤 대통령이 “특별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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