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는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대형 항공 사고이자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행정안전부의 ‘2023 재난연감’을 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한국 국적 항공사의 ‘항공기(비행기·헬기)’ 사고는 총 67건이다.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비정상 운항을 의미하는 ‘준사고’를 제외한 수치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59명·73명이다. 비행기의 운항단계별로 보면 착륙단계 43.1%, 순항단계 23.1%, 접근단계 10.8%, 지상활주단계 9.2%, 이륙단계 7.7% 순으로 사고 발생이 많았다.
또 한국공항공사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6개월간 국내 공항에서는 조류충돌(버드스트라이크)이 623건 발생했다.
국내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은 1993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승객과 승무원 등 106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이륙해 목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37기가 전남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뒷산에 추락해 66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했다.
국내 공항은 아니지만 국적기에서 대규모 사망이 발생한 사고는 1997년 8월 대한항공 여객기가 괌 공항 착륙 중 야산에 추락해 225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한 사건이 마지막이었다. 이 외에 1999년 대한항공 여객기가 중국 상하이공항 이륙 직후 추락해 8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했으며, 1994년에도 대한항공 항공기가 제주공항 착륙 중 담에 충돌해 90명이 다쳤다.
앞서 1987년에는 이라크 사담국제공항에서 출항한 대한항공 보잉 707여객기가 인도양 버마 상공에서 폭하된 이른바 ‘KAL기 폭파 사건’이 있었다. 당시 탑승자 115명은 전원 사망했다. 그에 앞서 1983년에는 뉴욕 존F케네디국제공항을 출발해 알래스카 앵커리지국제공항을 거쳐 김포국제공항으로 비행하던 대한항공 007편이 사할린 인근에서 소련 방공군의 요격기에 격추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탑승자 269명 전원이 사망해 국내 항공 사고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됐다.
호주 교통안전국(ATSB) 데이터 등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에서 여객기의 동체착륙은 78건 시도됐으며 2005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항공 사고의 53%는 착륙 과정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