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맥 못춘 그룹주 ETF…순자산 4000억 이상 줄었다

■올 10종 총액 1.2조

삼전 등 대형주 올 12% 하락

내년 美 관세부과 현실화 등

단기간 반등 기대 어려울 듯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삼성, SK 등 대기업 집단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도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부과 현실화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단기간에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 대기업 그룹주 ETF 10종(최근 상장한 한화그룹 ETF 제외)의 순자산 총액은 1조 2155억 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1조 6514억 원 대비 4000억 원 넘게 감소했다. 올 들어 ETF 전체 순자산 규모가 50조 원 넘게 급성장 했음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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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기업 집단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주력 업종을 제외하고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 대부분이 내수 부진 장기화와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침체에 빠진 탓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중형주는 올 들어 6.40% 상승했지만, 대형주는 12.19% 하락했다. 에프앤가이드는 매월 마지막 영업 일자를 기준으로 3개월 평균 시가총액 1~100위 종목은 대형주, 101~300위 종목은 중형주로 분류한다.

삼성 그룹의 경우 바이오와 금융 업종을 제외하고 계열사 전체 17개 중 12개 기업 주가가 모두 지난해 말 대비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납품 지연으로 올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을 보였다. 최근에는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려 잡고 있다. 삼성 그룹 ETF 5종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27.47% 줄며 국내 그룹주 ETF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포스코와 LG 그룹은 중국 기업의 저가 물량 공세에 2차전지, 철강, 화학 등 주력 산업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는 올 들어 -56.05%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TIGER LG그룹+펀더멘털' 역시 -17.53%의 수익률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9.43%)보다 부진하다.

올해 SK(3.03%)와 현대차그룹(7.50%) ETF가 그나마 선방했지만 향후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외 수출 환경이 악화돼 올해와 같은 호실적을 거두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계 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조선과 바이오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내 산업이 올해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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