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해안가에서 시작된 산불이 국지성 돌풍을 타고 통제 불능 수준으로 확산하면서 ‘LA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화재’로 치닫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산불은 전날 오전 10시 30분경 LA 해안가의 고급 주택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시작됐다.
화재는 국지성 돌풍 ‘샌타 애나’를 타고 급속히 확산했고 그날 밤 캘리포니아주 이튼과 허스트에 이어 8일 아침 우들리에서도 산불이 났다. 이어 올리바스, 리디아, 할리우드힐스 등에서 추가 산불이 보고되며 이틀 사이에 7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CNN 집계 결과 팰리세이즈 산불로 1만5832에이커(약64㎢)가 불에 탔고, 이튼 산불로 1만600에이커(약 43㎢)가 소실됐다. 허스트 산불(700에이커·약 2.83㎢), 우들리 산불(30에이커·약 0.12㎢), 올리바스 산불(11에이커·약 0.05㎢), 리디아 산불(80에이커·약 0.32㎢)까지 합치면 110㎢ 이상의 면적을 화마가 집어삼켰다. 여의도 면적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리디아 산불(진화율 30%)을 제외하고 나머지 산불 진화율은 여전히 0%에 머물고 있어 화재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9일 오후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LA 카운티 보안관 로버트 루나는 인명 피해 상황에 대해 “추측하지 않겠다”면서도 “(사망자 수는) 솔직히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는 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불로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사망했고 약 18만 명이 대피 명령을 받았다.
캘리포니아주는 산불 발생 지역에 소방관 및 지원인력 750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몇 년 동안 캘리포니아는 일련의 치명적인 화재를 겪었지만, 대부분은 대도시가 아닌 시골 지역이나 소규모 도시를 강타했다”며 “불타버릴 수 있는 구조물의 수를 생각해보면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 사고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