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성수동에 Z세대를 겨냥한 첫 플래그십 스토어 ‘트렌드랩 성수’를 개점했다. 이들을 핵심 고객층으로 삼아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트렌드를 선도하는 편의점으로 도약해 수익성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식 개점을 하루 앞둔 27일 오전 찾은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 일반적인 편의점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의 편의점을 구성하고 있는 식품 및 음료 진열대 대신 1020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어뮤즈’의 미니 틴트와 ‘W컨셉’의 패션 제품 등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이 같은 ‘브랜드 팝업존’을 조성하고, Z세대가 주로 소비하는 브랜드로 3개월마다 교체한다. 트렌드가 바뀌면 매장도 곧장 옷을 갈아입는 셈이다.
맞은편에 위치한 ‘이벤트존’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짱구’와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등 일본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굿즈들이 시선을 끌었다. 이마트24는 이 같은 팬덤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Z세대의 소비 패턴을 곧바로 상품 매출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매장 가장 깊숙한 곳에는 이마트24의 상품 경쟁력 강화를 보여주는 공간인 ‘스타상품존’이 자리했다. 신세계푸드와 협업한 ‘서울대빵’과 '시선강탈 버거' 등이 비치됐고, 최현석·여경래 등 스타 셰프와 협업한 간편식 시리즈도 선보였다. 매장 안쪽에 자리한 ‘미니카페’는 3000원 이하 스무디와 가성비 커피,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를 갖춰 테이크아웃 메뉴로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를 이마트24의 단순한 신규 점포 오픈이 아니라 변화하는 소비 흐름을 가장 먼저 포착해 상품·공간·브랜드 전략을 실험하는 ‘전략 모델’로 보고 있다.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는 이마트24가 2017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리브랜딩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매장이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성수동의 문화적 분위기와 이마트24의 정체성을 결합해 새로운 감성과 경험·브랜드 스토리를 담아 ‘힙한 편의점’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600종의 신상품을 추가로 선보이고, 성수점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4곳의 플래그십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마트24가 추구하는 미래 방향성을 공간 전체에 담아냈다”며 “차별화된 경험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트렌드를 만드는 Z세대를 중심축으로 삼아 이마트24의 브랜드 정체성과 수익 구조까지 재정비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신세계푸드와 W컨셉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들도 적극적인 측면 지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별도 기준 2023년 23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98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영업손실이 226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업계가 CU와 GS25 양강 체제로 굳어진 상황에서 이마트24가 Z세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들과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