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갑작스러운 한파 속에 저체온증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고령층의 겨울철 건강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본격적인 혹한이 시작되기 전이라 방심하기 쉽지만 몸이 아직 추위에 적응하지 못한 시기일수록 한랭질환 위험은 더 커진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응급실에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63명으로 이 중 93.7%가 저체온증이었다. 환자 10명 중 7명 가까이(68.3%)는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최근 신고된 첫 사망자는 80대 여성으로, 실외에서 저체온증이 발생한 사례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손상을 주는 질환으로, 저체온증과 동상, 동창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고령층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체 반응이 떨어져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급격한 온도 변화로 기존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주의해야 할 점은 실외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난방이 충분하지 않은 주거 환경에서는 실내에서도 체온이 서서히 떨어질 수 있어,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는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당분간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가 실제 기온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외출 전 체감온도를 확인하고, 날씨가 추울 경우 불필요한 야외 활동은 피할 것을 권고했다.
외출이 불가피하다면 옷을 한 벌 두껍게 입기보다는 내복이나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공기층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장갑과 목도리, 모자, 마스크 등으로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면 체온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추위에 취약한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분들은 한파 대비 건강수칙을 잘 숙지하고 준수해 주실 것을 거듭 당부한다”며 “특히 한파 특보 발령 시 외출 등 야외활동에 대한 자제가 필요하고 보호자분들께서도 고령의 어르신들이 한파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살펴봐 주실 것”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