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기증품으로 꾸린 국외 순회전이 북미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의 누적 관람객 수가 개막 한 달 만에 1만5000명을 넘어섰다. 공식 개막 행사는 지난달 17일 열렸으며, 국립중앙박물관 집계 기준으로 이달 18일까지 총 1만5667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이건희 회장과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의 첫 해외 전시다. 북미 지역에서 40여 년 만에 열리는 최대 규모의 한국 미술 특별전으로, 미국 수도 한복판에서 국보 7건, 보물 15건을 포함한 총 297점의 작품이 공개됐다.
전시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이중섭 등 20세기 한국 미술사를 대표하는 주요 작품들이 함께 소개됐다. 조선 회화부터 근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 증가세에는 의외의 요인도 작용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무대로 등장한 ‘일월오악도’가 전시장에 전시되며 젊은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고, 영화 속 캐릭터와 닮은꼴로 알려진 ‘법고대’ 앞은 사진 촬영객이 몰리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국보·보물급 소장품에 대중문화의 접점을 더한 구성이 관람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다. 실제 관람객 수는 이전 해외 특별전 대비 약 30% 가까이 늘었다.
전시 흥행은 소비로도 이어졌다. 청자를 본떠 만든 접시 세트와 ‘인왕제색도’를 활용한 조명 등 전시 연계 ‘뮷즈(박물관 문화상품)’는 개막 1주일 만에 모두 완판됐다. 현재까지 집계된 총 주문 금액은 약 1억 원에 달한다.
한편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이어진다. 이후 2026년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는 시카고미술관, 같은 해 9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는 영국박물관에서 순회 전시가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