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 강화를 위해 전담조직 개편에 나섰다. 특히 모회사 SK텔레콤의 AI 사업 수장이 새로운 조직을 직접 이끌며 인프라 분야에서 양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꾀한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내년도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통해 ‘데이터센터(DC)본부’를 출범했다. DC본부는 SK브로드밴드가 1년 전 AI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을 위해 신설했던 전담조직 ‘AIDC사업부’를 개편한 것이다. 사업담당·고객담당·기술담당·솔루션담당 등 데이터센터 구축부터 운영까지 분야별 하위 조직 4개를 갖췄다.
DC본부장으로 정석근(사진) SK텔레콤 AI 사내독립법인(CIC)장이 선임됐다. 정 CIC장은 네이버를 거쳐 2023년 SK텔레콤에 합류한 회사의 AI 사업 수장이다. SK텔레콤이 유연하고 빠른 의사결정으로 AI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달 신설한 총괄조직 AI CIC를 이끌고 있다. 이어 자회사의 데이터센터 사업까지 책임지며 그를 중심으로 전사 차원의 AI 전략 추진이 가능해졌다.
특히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DC본부 전신인 SK브로드밴드 AIDC사업부는 하민용 SK텔레콤 AIDC사업부장이 이끌었다. 현재 SK텔레콤이 정 CIC장(사장)의 AI CIC 산하에 하 부장(부사장)의 AIDC사업부를 두는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는 만큼 SK브로드밴드 DC본부장도 기존보다 지위가 한 단계 격상됐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신사업 중에서도 데이터센터를 주력 사업으로 낙점하고 서로 긴밀히 협력하는 ‘T·B 시너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23년 말 양사 통합 기업간거래(B2B) 조직인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를 출범하고 산하에 있던 AI 데이터센터 조직을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확대 개편해왔다. 올 5월에는 지분 추가 매입으로 99% 이상을 확보하며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SK브로드밴드 역시 주력사업인 유료방송 침체 위기 속에서 올 9월 SK AX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인수하며 총 9곳을 구축·운영하는 그룹 내 데이터센터 전담 계열사로 거듭났다. 기존 인프라 사업 노하우를 살려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울산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등에서 실질적인 구축·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498억 원으로 1년 만에 54% 성장하는 등 시너지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가산·울산·구로 등에 데이터센터를 신설해 2030년까지 올해의 2배 이상인 300㎿(메가와트)로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경쟁사들도 AI 관련 조직 정비를 예고했다. KT는 내년 3월 박윤영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의 공식 취임을 계기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AI 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을 총괄하는 권용현 기업부문장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