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구글’로 불리는 거대 검색 포털 바이두가 내년 영국 런던에서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시범 운행에 나선다. 앞서 구글의 웨이모가 런던 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유럽 시장을 놓고 미중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간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바이두는 22일(현지 시간)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리프트와 제휴를 맺고 내년 런던에서 로보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여름 3개사가 내놓은 유럽 시장 진출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바이두가 개발한 자율주행 차량인 ‘아폴로 고 RT6’가 투입된다. 우버는 “첫 시범 모델이 2026년 상반기 시작될 전망”이라고 예고했다. 리프트도 “규제 당국 승인을 받는 대로 내년 바이두 차량 수십 대를 투입하고 규모를 수백 대로 늘리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바이두는 자사 자율주행 서비스 ‘아폴로 고’를 통해 전세계에서 1000대가 넘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운영해왔다. 중국 뿐 아니라 두바이·아부다비 등으로 무대를 넓혀 22개 도시에서 주당 25만 건 이상의 이동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올해 들어서는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스위스 우정국 자회사와도 서비스 협력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6월 영국 정부가 2026년 봄부터 소규모 로보택시 시범 운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바이두가 유럽 최대 시장인 런던을 겨냥하고 나섰다. 런던시가 2041년까지 심각한 교통사고 사상을 완전히 없애는 ‘비전 제로’ 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지 스타트업 웨이브가 2026년 서비스 운행을 추진하는 등 런던은 자율주행 격전지로 부상했다.
바이두가 진출하면 런던에서 미중 빅테크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구글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 역시 현재 진행 중인 테스트 단계를 넘어 내년부터 서비스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의 수도에서 펼쳐지는 미중 자율주행 거대 기업 간의 첫 번째 직접적인 경쟁”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주말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정전으로 멈춘 웨이모 사태를 계기로 로보택시 확산이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BBC는 웨이모 사례를 들면서 “많은 사람들은 운전자가 없는 택시의 안전성에 대해 여전히 불안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