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대표 유학자인 퇴계 이황의 과거시험 합격 이름이 적힌 16세기 초 문서가 처음 발굴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퇴계 이황의 이름이 담긴 과거 합격자 명단 등 고문헌과 근대 문헌 231종 899책을 발굴, 올해 새로 구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문헌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가정7년무자2월24일생원진사방목’으로, 이는 가정 7년(1528년) 조선 시대 국립대학 성균관의 입학시험인 진사시험 합격자를 기록한 방목이다. 이 명단에는 이황의 이름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이 방목은 1434년(세종 16)에 주조한 금속활자 초주갑인자를 사용해 인쇄됐다. 이황의 과거 합격을 담은 당대 방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전해지는 것은 한참 뒤인 1909년 목활자로 간행된 중간본이다.
또 이번 수집품에는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도 있는데 이는 1528년 서울 봉은사에서 간행돼 왕실에서 소장한 불경으로 현재까지 전래본이 확인되지 않은 희귀본이다. 서지적 가치가 높아 불교학과 서지학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근대 문헌 중에서는 국어학자 외솔 최현배(1894∼1970)가 편찬한 ‘한글의 바른길’이 포함됐다. 1937년 조선어학회에서 발행된 희귀·초판본으로 1945년 발행본과 달리 한글강습회 단체 사진이 수록돼 자료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현혜원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이번에 확보한 자료는 시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중요한 기록물로 국가 지식문화유산의 보존은 물론 학술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입한 문헌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과 한국고문헌종합목록에서 상세한 서지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향후 디지털화를 거쳐 원문 이미지도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