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국정설명회 우수사례에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가 현장까지 방문하며 극찬했던 광주광역시 서구의 ‘골목경제119 프로젝트’가 갑작스럽게 암초를 만났다. 지방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자연스럽게 중앙정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정책인데, 아이러니하게 ‘서구 골목페이 페이백 이벤트’ 예산이 서구의회에서 삭감되며 각종 뒷말이 쏟아지고 있다.
오광록·김수영·고경애 서구의원.
이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도 불구하고, 이번 예산 삭감에 가장 목소리를 높인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왜 이들은 정부에서도 주목하며 모처럼 호기를 잡은 ‘서구 골목페이 페이백 이벤트’ 예산 삭감에 열을 올렸을까.
시간은 지난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열린 서구의회 기획총무위원회 1차 심의에서 해당 예산안은 18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삭감됐다가 2차 심의에서 부서 소명 절차 후 12억 원으로 조정됐다. 이후 다음날인 1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치며 최종적으로 4억 원이 삭감된 14억 원으로 예산이 확정됐다. 당초 1주일에 1억 원의 환급액을 예상했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져 사업 기간이 최소 한 달 가량 단축될 것이라는 것이 서구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오광록·김수영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한 마디로 “집행부의 소통 부재”를 꼽았다. 구체적인 데이터나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구의 한 관계자는 “충분히 의원들께 설명을 드렸고, 올해 추경으로 편성한 6억 원도 당초 12월 말까지 예상했지만 수요가 몰려 11월 말에 조기 소진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광주 서구의 골목경제119 프로젝트는 이미 다양한 전국 단위 평가에서 우수성을 입증했다.
2025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종합대상 수상에 이어 지난 7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2025 참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서구는 지역 전역을 골목형상점가로 지정해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대폭 확대한 결과, 올해 상품권 유통액이 524억 원으로 지난해(36억 원) 대비 14.5배나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서구민 생활비 100억 원 이상 절감, 소상공인 매출 20% 증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소상공원과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 넣는 혁신정책으로 호평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정치적 샅바 싸움으로 이번 논란이 불거진 것 같다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구의 한 동료 의원은 이들이 반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조심스럽게 “청장의 치적 홍보를 위한 수단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혁신정책으로 꼽히며 전국적인 롤모델로 자리잡고 있는 광주 서구의 혁신정책. 소통의 부재든, 정치적 셈법이든 간에 연말연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는 행위가 아닌지….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