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시중은행 일부 지점에서 100달러짜리 지폐가 소진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서울 강남 지역 지점 한 곳에서 100달러 지폐가 동났다. 해당 지점은 이를 알리는 게시문을 점포에 부착했다. 안내문에는 “당일 미국 달러 환전 손님이 많이 100달러 지폐가 빠르게 소진됐다”며 “다음 주 이후 재고 확보가 가능하다”고 적었다. 이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일부 고객들은 “달러 품귀 현상이 벌어진 것이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지점들은 정기적으로 본점에 지폐를 요청해 받아쓰는데 추가 요청 시기를 놓쳐 일시적으로 달러가 소진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점들은 정상적으로 달러가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관계자는 “지점 한 곳에서만 있었던 일”이라며 “다른 곳들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고공 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이 30원 넘게 하락한 1449.8원에 마감하자 달러를 확보하기 위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린 영향 아니겠느냐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영업지원부서 관계자는 “1500원을 넘보던 환율이 일시적으로 내리면서 일종의 헤지(위험 분산) 차원에서 달러를 사들이려는 고객이 늘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관계자도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 해외여행을 가려는 고객들의 달러 수요가 꽤 있었을 것”이라며 “환율이 이날 많이 떨어지니 급하게 달러를 바꾸려는 이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