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화웨이 최신폰 부품 10개 중 6개가 중국산"

■ 니혼게이자이신문, 최신폰 분해

美 고강도 제재에 자급률 확 늘어

2020년 19%서 57%로 급격성장

반도체 등 핵심부품 국산화 진전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 속에서도 최신 스마트폰의 부품 국산화율을 60% 가까이 끌어올리며 반도체 공급망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수출규제가 역설적으로 중국 내 독자 공급망 구축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모바일에서 축적한 미세공정 기술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분야로도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문 업체와 함께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을 분해해 부품 비용을 분석한 결과 중국산 비중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가 2025년 출시한 ‘퓨라(Pura) 80 프로’와 2024년형 ‘메이트 70 프로’의 부품 원가를 분석해보니 중국산 부품 비율은 금액 기준으로 약 57%에 달했다. 이는 2020년 19%, 2023년 32%와 비교해 비약적으로 성장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미국·일본산 부품의 합산 비중은 직전 모델이 나온 2023년 대비 2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이 같은 변화의 기점은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규제였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미국 기업에 화웨이와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했고 2020년에는 규제 대상을 미국 외 기업으로까지 확대했다. 해외 부품 조달이 막힌 화웨이는 단기간 내에 중국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에 주력했다. 이번 분석 대상인 ‘퓨라 80 프로’의 경우 중앙처리장치(CPU) 등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칩에 모은 ‘시스템온칩(SoC)’으로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기린 9020’을 탑재했다. 해당 칩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애플이 2019년 출시한 아이폰 11과 같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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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루마니아에서 진행된 화웨이 Pura 80 시리즈 출시 행사에서 방문객이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8월 루마니아에서 진행된 화웨이 Pura 80 시리즈 출시 행사에서 방문객이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번 분석에서 주목할 점은 데이터 저장 장치인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고가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것이다. 단기 데이터를 처리하는 D램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제품으로, 장기 데이터 저장을 위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제품으로 전면 교체됐다. 또한 단가가 1만 엔을 웃도는 고가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의 제품으로 대체됐다.

중국 반도체의 이 같은 ‘국산화’ 움직임은 모바일을 넘어 AI 분야와 제조 장비 시장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이 로봇과 자율주행차용 AI 반도체 자체 설계에 착수한 가운데 엔비디아 출신 인력들이 설립한 무어스레드와 메타엑스(MetaX) 같은 신흥 기업들도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에서도 새로운 기업들이 폭넓은 제품군을 무기로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기업인 북방화창과기집단(NAURA)의 시가총액은 최근 일본의 대표 기업 디스코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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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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