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린 ‘넥슨과 함께하는 2025 푸르메워크 남산’ 행사에 참여한 이주언(20) 군은 뇌성마비 장애로 13세 때까지 휠체어에서만 생활했다. 과거 서울 마포구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4년이라는 긴 재활 기간을 견딘 이 군은 현재 교육대학에 다니며 교사를 꿈꾼다.
넥슨의 어린이 병원 지원 활동이 10년을 넘기면서 장애아들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익성이 없어 개설 자체가 어려운 어린이 재활 병원에 지금껏 600억여 원을 지원한 넥슨은 수도권과 충청·호남권에 이어 영남권으로도 확대해 전국 단위의 어린이 병원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28일 넥슨에 따르면 넥슨이 그동안 지원한 전국 어린이 병원의 누적 이용자 수는 71만 명에 이른다. 전국 18세 이하 장애 등록 아동이 약 9만 600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애 아동 1인당 평균 7회 이상 재활 치료를 받은 셈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찾기 어려웠던 어린이 전문 공공 재활 병원이 전국에서 잇따라 개설되면서 특수 재활과 치료를 원하는 어린이와 가족들이 찾은 결과다.
넥슨이 처음으로 건립을 지원한 어린이 재활 병원은 서울의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다. 당시 넥슨은 병원을 짓기 위해 200억 원의 기부금을 냈다. 이후 대전세종충남병원에 100억 원, 서울대 넥슨어린이 통합케어센터 건립에 100억 원을 기부했다. 지난달에는 2년 전 50억 원을 기부한 전남권 넥슨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가 개원했다. 전남 지역 최초 공공 어린이 전문 재활 의료 시설이다.
건립뿐 아니라 운영도 지원하고 있다. 넥슨스페이스는 병원 내 휴게 공간 인테리어와 시설 디자인을 지원하고 있다. 넥슨재단은 환아들을 위해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 2종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에 넥슨은 재활 병원 건립금 550억 원 외에도 지금까지 병원 운영기금으로 75억 원을 기부했다. 지난 10여 년간 넥슨의 누적 기부액 800억 원 중 대부분이 어린이 병원 관련이다.
이 같은 넥슨의 어린이 병원 지원은 고(故) 김정주 창업주의 뜻으로 시작됐다. 김 창업주는 2011년 신문에 난 기부 인터뷰를 읽고 백경학 푸르메재단 이사에게 직접 전화했다. 김 창업주는 당시 한국에 어린이 재활 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깨닫고 “장애 어린이가 당당히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며 10억 원을 기부했다. 이후 푸르메재단이 통합형 어린이 재활 병원을 건립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김 창업주는 20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넥슨 관계자는 “좋은 조건을 포기하고 적자가 나는 병원에 들어온 의료진부터 월급의 일부를 매달 보내는 시민들, 노후 준비용 땅을 기부한 장애인 노부부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2027년에는 넥슨이 100억 원을 기부한 창원경상국립대병원 경남권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문을 열 예정이다. 현재 경남권에는 장기 관리가 가능한 어린이 전문 재활 종합병원이 전무한 상태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앞으로도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한 미래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권역별 어린이 의료 지원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