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에서 서울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의 개통 기대감으로 교통 불모지로 불렸던 서울 서남부 권역의 교통 환경 개선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천·관악·구로(금관구)와 경기도 광명시, 안산시의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신안산선을 통해 여의도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어 여의도 직주근접을 누리는 배후 주거단지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산 초지역과 중앙역에서는 여의도역까지 25분, 금천구와 구로구 등에서는 10분 내 주파가 가능하다.
29일 국가철도공단 등에 따르면 신안산선의 개통시기는 올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2026년 말에서 2028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하지만 공정률은 66%로, 4차 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신규 노선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르다. 신안산선은 경기 안산시와 시흥시에서 출발해 광명시에서 하나로 합쳐진 후 서울시 금천구와 구로구를 통해 서울 여의도까지 연결하는 총 44.7km의 광역 전철로, 총 26개 역에 정차한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서남부와 안산, 시흥 지역은 그간 교통 인프라 부족으로 저평가됐다”며 “신안산선은 서남부권의 교통 지형을 완전히 바꾸는 핵심 노선인 만큼 개통 시점이 다가올수록 상업시설 확충과 함께 지역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에서는 안산시 단원구 초지역 일대가 신안산선 개통의 대표 수혜지로 꼽힌다. 안산 초지역은 4호선, 수인분당선, 서해선, 인천발 KTX, 신안산선까지 5개 노선이 지나가는 ‘펜타’ 역세권으로 변신 중이다.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여의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현재는 4호선을 이용해 60분이 소요되지만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4호선·수인분당선이 지나가는 안산중앙역 역시 신안산선이 개통돼 트리플 역세권으로 변모한다. 이에 따라 초지역과 안산중앙역이 위치한 안산시 단원구는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안산시 상록구와 달리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12월 1주 0.01%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안산시 단원구는 12월 4주 기준 0.05%까지 상승률이 치솟았다.
안산시 신규 분양 시장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롯데캐슬 시그니처 중앙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3.07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됐다. 한화포레나 안산고잔2차 역시 12.73대 1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광명시도 마찬가지다. 안산과 시흥에서 출발한 두 개의 신안산선 복선이 하나로 합쳐지는 광명역은 경기도 서남부권의 주요 환승지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광명역에는 1호선과 KTX역이 지나가는 가운데 추후 신안산선을 비롯해 월판선까지 개통 예정이다. 광명시에는 신안산선인 학온역도 개통된다.
교통 인프라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광명 부동산 시장은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광명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5.04%로 과천(20.11%), 성남(13.75%), 안양(6.08%)에 이어 경기도에서 4번째로 상승률이 높다. 학온역 개통으로 2026년 분양을 앞둔 학온지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학온지구는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시행을 맡아 광명시 가학동 일대에 4300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신안산선은 서울 서남권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금관구 부동산 시장에서도 대형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금천구다. 현재 금천구 주민들은 금천구청역, 독산역 등 1호선만 이용할 수 있다. 신안산선의 시흥사거리역과 독산역이 개통되면 교통 인프라가 단숨에 개선된다. 독산역에서 신안산선을 이용하면 여의도역까지 여섯 정거장만 이동하면 된다.
신안산선 개통과 함께 일대 정비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최근 서울시는 금천구 독산동 979, 금천구 독산동 1022 일대 두 곳을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했다. 금천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기존 금천구 부동산 시장은 G밸리 배후 주거단지로서만 작용했다”며 “신안산선이 개통으로 여의도 출퇴근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어 미래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천구 아파트 시장도 상승하고 있다. 독산동의 대장주인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전용면적 59㎡는 최근 10억 원을 돌파했다. 전용 84㎡는 11억 7500만 원에 거래돼 전고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구로구의 구로디지털단지역도 신안산선 개통으로 더블역세권으로 변신한다. 구로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여의도까지 10분대에 도달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30대 젊은 직장인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로두산위브 전용 84㎡는 10월 8억 9000만 원에 거래돼 2021년 8억 7000만 원 이후 4년 9개월 만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관악구 조원동은 신림선에 이어 신안산선까지 개통되면 더블 역세권의 입지로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원동은 행정구역상 관악구로 분류되지만 구로디지털단지역을 도보로 이용이 가능하다. 힐스테이트포레 전용 59㎡의 10월 경우 13억 원을 돌파했고 전용 84㎡ 역시 같은 달 13억 6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