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화경] 서해 불법 구조물과 일본 요나구니





이재명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중국을 찾는다. 1월 4~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상하이를 찾아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하고 한중 스타트업 기업인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방중을 앞두고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에 반발해 진행된 이번 훈련은 육·해·공·로켓군을 총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로 대만 봉쇄와 주일미군 등 후방 지원 차단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기도 하다.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일본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대만 봉쇄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일본 최남단 요나구니섬 주민들의 긴장은 극에 달하고 있다. 대만으로부터 불과 113㎞ 떨어진 이 섬에 일본은 지난 10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군사기지와 공항을 구축하고 자위대 병력을 증강해왔다. 최근에는 중거리 대공미사일과 전자전 부대 배치 계획까지 공개했다. 중일 갈등이 외교 갈등을 넘어 군사적 대치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련기사



이번 중국의 군사훈련은 방중을 앞둔 이재명 정부에 ‘강 건너 불구경’일 수 없다. 한중 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이끌기 위해 방중을 먼저 선택했을 수 있지만 자칫 중국의 전략적 포석에 휘말릴 위험도 있다. 중국은 대만 문제에 관한 한국의 입장뿐 아니라 동맹 현대화에 대한 견제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냉각된 한중 관계를 방치할 수는 없지만 한미 동맹을 중심에 둔 실용외교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중국이 한국을 한미일 협력 체계의 ‘약한 고리’로 오판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경제협력뿐 아니라 서해 구조물 문제, 핵잠수함 개발 등 우리의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전달해야 할 것이다. 요나구니섬처럼 서해 최전방 도서 지역은 언제든 갈등의 한복판으로 내몰릴 수 있다. 서해 불법 구조물이 남중국해 인공섬 전략의 재연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 군사연습 첫날인 29일 대만 서부 화위섬의 북서쪽 해상에서 대만 해안경비대 함정(오른쪽)이 중국 해경 함정에 대응하고 있다. 대만 해경이 30일 공개한 사진이다. AFP 연합뉴스중국군의 대만 포위 군사연습 첫날인 29일 대만 서부 화위섬의 북서쪽 해상에서 대만 해안경비대 함정(오른쪽)이 중국 해경 함정에 대응하고 있다. 대만 해경이 30일 공개한 사진이다. AFP 연합뉴스


김현수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