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가슴 아픈 사건·사고 없이 평화로운 한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붉은 말의 해’ 2026년 병오년(丙午年) 첫날인 1일 경기도의 ‘일출 명소’ 중 하나인 의왕시 왕송호수는 새해 첫 해를 맞이하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었다. 어둠이 내려 앉은 잔잔한 호수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일출을 보기 위해 목도리와 장갑, 패딩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입김을 뿜으며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인근에 마련된 ‘차 나눔’ 천막으로 발걸음을 옮겨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도 했다.
오전 7시 46분, 이윽고 첫해가 여명을 걷고 고개를 내밀자 시민들은 탄성을 내뱉으며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영하 8도의 추운 날씨도 잊은 듯 시민들은 일출을 감상하거나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비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첫해를 맞이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호수를 방문한 경기도 직장인 정 모(33) 씨는 “올 한해는 행복한 일만 가득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라며 “가족들이 모두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무탈히 1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돼 본격적으로 수험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소원을 빌었다. 경기도 안양시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은 “고3으로 올라가 대학 입시에 몰두해야 하는 해를 맞이하게 된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며 “성적이 오르게 해달라는 막연한 소원보다는 그저 열심히 지치지 않게 공부를 할 수 있는 체력을 달라는 소망을 빌었다”고 웃어보였다.
붉은 말의 해를 맞이한 만큼 말띠들은 더욱 뜻깊은 한 해를 맞이하게 됐다. 경기도에서 재가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1968년생 하묘숙 씨는 “올해 평가를 잘 받아서 아프신 어르신들을 더욱 잘 돌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라며 “말의 해를 다시 맞이해 감회가 새롭다. 일출을 보며 인생 전반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과 잇따른 정치권 갈등, 환율 폭등 등 정치·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발생했던 혼란한 상황이 올해는 해결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있었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작년에 나라가 많이 시끄러웠던만큼 국민의 피로도도 많이 누적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는 국가가 안정되기를 바란다”며 “정치권에서는 화합과 대화를 통해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많이 마련했으면 좋겠고, 폭등한 환율이 안정되는 등 경제적인 상황도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