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습 군사작전을 벌여 베네수엘라의 반미 지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하는 희대의 대사건이 벌어졌다. 미국의 최정예 특수부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3일 새벽 1시(미 동부 시각 기준)께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안전 가옥을 급습해 침실에서 자고 있던 마두로 부부를 끌어내고 수갑을 채워 미 뉴욕으로 압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축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나라를 운영하겠다”면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이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는 부패, 인권 탄압, 마약 범죄 등에 연루된 독재자로 악명이 높다. 그럼에도 외국 군대가 주권국 영토 내에서 무방비 상태의 국가 지도자를 체포한 것은 국제법 위반 여부를 떠나 충격적이다. 미국은 마약 근절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세계 최대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을 통제하고 미국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중국·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다목적 포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사태가 미중 패권 경쟁 재점화, 자국 우선주의 고조, 공급망 리스크로 이어지며 국제 정세와 경제 전반에 후폭풍이 우려되는 이유다. 당장 중국 등은 미국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고 러시아에서는 “믿을 것은 핵무기”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서반구 패권과 국익에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명 ‘돈로 독트린(도널드 트럼프+19세기 먼로주의)’이 중국의 대만 개입을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커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원유 시장은 물론 국제 금융 시장은 살얼음판이다. 5일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는 국제사회의 분열상이 극명하게 드러날 듯하다.
트럼프발(發) 격랑에 글로벌 경제·안보 질서는 ‘시계 제로’다. 서반구 패권과 중국 견제에 전략적 초점을 둔 미국의 안보 노선 전환이 현실화하면서 동북아 안보 질서는 중대 기로에 놓이게 됐다. 지정학 리스크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 경우 대외 충격에 취약한 우리 경제는 금융·실물 복합 위기로 내몰릴 수도 있다. 지금은 안전벨트를 단단히 조이고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정부는 기민한 시장 대응과 정교한 공급망 전략, 자강력 강화로 경제·안보 변수에 대비하고 정치권도 소모적인 정치 공세를 중단하고 국력을 결집시켜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