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부터 2년여 전 유치한 총 3100억 원 투자금 중 잔여분인 2400억 원의 연내 순차적 상환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의 지주사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재 H&Q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전환사채(CB)에 대한 콜옵션(Call Option·살 권리) 행사 여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RCPS와 CB의 콜옵션이 곧 도래하는 가운데 기한 내 이를 행사하지 않을 시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 구조로 양사 계약이 체결돼 있다.
아울러 H&Q는 현대그룹이 RCPS와 CB의 콜옵션을 기한 내 행사하지 않을 시 이를 보통주로 전환해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을 상당수 확보할 수 있게 된다. IB업계에서는 H&Q가 실제 이를 단행할 경우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 상당량을 갖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핵심 자회사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받는 배당금 등으로 상환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3072억 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소재 본사 사옥을 4500억 원에 매각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 4월 중 주주들에게 결산배당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주당 배당금을 1만 2000원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회사는 올해부터 분기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현대홀딩스컴퍼니에 적잖은 현금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2023년 말 H&Q코리아에 RCPS 약 970억 원, CB 1330억 원, EB 800억 원을 각각 발행하며 약 3100억 원을 조달한 바 있다. H&Q코리아는 지난해 해당 EB는 전량 행사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4.9%와 교환했다. 그리고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 때 원금의 두 배인 약 1600억 원을 회수했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