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핵심 경영진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르면 13일 결정되는 가운데 투자은행(IB)·유통업계에서는 이들이 실제 구속될 시 홈플러스의 회생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홈플러스의 긴급한 자금조달과 슈퍼마켓(익스프레스) 사업부 분리 매각 등 절차를 이끌어온 핵심 인사들이 구속될 시 추후 회사의 회생 과정이 더욱 암초에 부딪힐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다.
이날 법조계와 IB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전 10시부터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직무대리 김봉진)는 이달 7일 김 회장 등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 경영진이 홈플러스의 신용 등급 하락을 인지한 상태에서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한 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을 제외한 김 부회장, 김 부사장, 이 전무 등 3명에게는 채무자회생법상 사기회생 혐의·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방해 혐의도 추가했다. 검찰은 또 MBK 측이 1조 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봤다.
반면 MBK와 홈플러스는 회계기준에 따른 적법한 회계처리를 문제삼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전면 반박하는 상황이다. MBK와 홈플러스는 “회계 처리의 적정성은 법인 차원의 회계 기준과 절차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며 이를 주주의 책임과 연결 짓는 것은 사실관계와 회계 실무 모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정에 밝은 법조계 관계자들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논리 구조와 금융감독원의 최근 검사·조사 결과가 상충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MBK에 중징계를 사전통보하면서 홈플러스가 발행한 RCPS의 상환 조건 변경 조치가 홈플러스의 RCPS 상환 의무를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봤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손실 위험이 커지는 등 MBK가 불건전영업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검찰은 MBK 임원들의 회계 처리가 재무위기를 감추기 위한 1조원대 분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MBK가 지난해 2월말 홈플러스 RCPS의 상환권을 홈플러스 재량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조건을 바꿨는데도 상환 의무가 여전히 홈플러스에 있었기 때문에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한 것은 회계부정이라는 논리다. 이처럼 동일한 사안을 놓고 금감원과 검찰의 해석이 충돌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재판부의 판단에 더욱 관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들이 실제 구속될 시 홈플러스의 회생 과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현재 DIP금융(회생절차상 자금조달)으로 3000억 원 규모 긴급 현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매각가 6000억~7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익스프레스 사업부 매각은 회생계획안이 인가될 경우 3월 이후 추진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이 이미 바닥난 홈플러스가 DIP 금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임원들이 구속될 시 회사 경영은 더욱 난관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