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에 대해 시·도민 절반 이상이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논의가 본격적인 실행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민간 주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통합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인된 만큼, 향후 주민투표 여부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는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행정통합 추진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3.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만 18세 이상 총 4047명의 부산시민·경남도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것으로, 지역별로는 부산이 55.5%, 경남이 51.7%로 모두 과반을 넘었다. 2023년 조사 대비 찬성 비율이 1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
반대 의견은 29%로 같은 기간 16.6%포인트 하락했다. 공론화위원회는 “1년 3개월간 이어진 토론회와 설명회 등 숙의 과정이 시·도민 인식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는 수도권 일극체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개별 광역자치단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기됐다. 양 시·도는 2024년 6월 민간 주도의 ‘상향식 행정통합’ 추진을 선언했고, 같은 해 11월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13차례 전체회의와 3개 분과 활동을 통해 권역별 토론회, 찾아가는 설명회, 온·오프라인 홍보를 진행하며 3만3000명 이상의 시민과 직·간접적으로 소통했다 .
여론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세대와 지역에 따른 온도 차도 뚜렷했다. 경남에서는 18~29세 청년층의 찬성 비율이 59.7%로 가장 높았지만, 40대에서는 43.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산에서는 60대 찬성 비율이 64.7%로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10대는 44.4%에 그쳤다. 다만 행정통합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부산·경남 모두 전 연령층에서 과반을 넘겼다 .
찬성 이유로는 ‘수도권 집중에 대응한 국가균형발전’ ‘규모의 경제를 통한 투자 유치와 일자리 확대’ ‘광역 교통망 연계로 하나의 생활권 형성’이 주로 꼽혔다. 반대 측은 ‘대도시 집중에 따른 농어촌 낙후’ ‘지역 간 갈등 등 사회적 비용 증가’ ‘재정·투자 불균형’을 우려했다 .
공론화위원회는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부산과 경남 간 행정통합 추진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면서도, 최종 결정 방식으로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위원회는 “통합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이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도민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른 균형발전 문제에 대해서는 권역별 상생협력기구 설치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종합 균형발전 정책을 통합자치단체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부산과 동부경남으로 쏠림 현상에 따른 서부경남 낙후 우려에 대해 "상생기구 설치를 통해 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을 특별법에 담아 권역별 집중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울산을 포함한 ‘부·울·경 완전 통합’ 가능성도 열어두고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이날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최종 의견서를 양 시·도지사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향후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는 주민투표 추진 여부와 함께 정부의 특별법 제정, 자치권 확대 등 제도적 지원이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주최로 창원상의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대통령이 '통합하면 재정 지원과 특별시 지위, 공공기관 2차 이전 우선권, 기업과 산업 유치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공표했다"며 "이에 속도가 (통합 논의에) 붙은 곳은 '빨리하자'거나 올해 6월 아예 통합 선거를 치르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부·울·경이 남았는데, 지금은 정부의 확실한 지원을 대통령이 약속한 상황이고, 그렇다면 여기에 정부와 호흡을 맞춰 권역별로 추진해 갈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며 "부·울·경은 지금 이게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를 계속 협의하고 있고, (행정통합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것은 정치적 문제도 아니고 선거와도 무관한,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