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넘긴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반커)가 20억위안(약 4200억원) 규모 채무의 지불 유예기간을 90일로 연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13일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완커는 전날 채권자들에게 보낸 제안서 초안에서 지난달 15일 만기가 도래한 20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채권에 대해 만기 후 바로 디폴트를 선언하는 대신 채무이행을 일정 기간 미뤄주는 유예기간을 90일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완커는 지난달 채권자들의 승인을 얻어 기존에 5영입일이던 유예기간을 30일로 늘렸는데 이를 더 연장해달라는 것이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오는 27일인 유예기간 종료일이 4월29일까지로 늦춰져 완커는 롤오버 조건을 놓고 채권자들과 재협상할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완커는 앞서 채권자들에게 거절당한 채무 만기 1년 연장 방안도 다시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일부 프로젝트의 미수금을 신용 보강 수단으로 추가하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완커가 선전룽싱·랑팡완헝성예·베이징유타이 등 부동산 회사 3곳에서 받아야 할 돈을 지난해 12월15일 만기 도래 채권의 담보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채권자들은 완커가 제시한 조건을 오는 21∼26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완커는 이와 별도로 지난달 18일 만기된 37억위안(7800억원) 위안화 채권과 오는 22일 채권자들의 상환요구일이 돌아오는 11억위안(2300억원) 채권의 상환연장을 요청하기 위한 채권자 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12월18일 만기 채권의 경우 지난달 말 유예기간이 5일에서 30일로 연장된 상태다.
블룸버그는 만약 완커가 채권자들과 합의하지 못하거나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선택할 경우 디폴트로 이어지며 중국 부동산 위기가 또 다른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채무 자문사인 PJT 파트너스는 한 채권에 디폴트가 발생하면 나머지 채권도 부도를 맞는 '연쇄 지급불능'(크로스 디폴트) 조항을 근거로 완커의 달러 표시 채권 보유자들에게 디폴트 선언을 검토해달라는 전화를 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완커 채권자들의 자문을 맡으려 하는 PJT 파트너스는 완커의 역내 채권 기존 유예기간이 지난달 만료됨에 따라 디폴트 사유가 발생했다며 이날 채권자들과 통화할 계획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완커가 발행한 달러 채권은 두 개로 총 13억달러(1조9000억원)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에서는 헝다(에버그란데)·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가 잇따라 디폴트에 빠지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는 고질적 문제가 되고 있다.
국유기업인 선전메트로가 최대 주주인 완커는 그동안 위기를 잘 넘겨왔으나 최근 재무 상황이 크게 악화돼 유동성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