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포토샵으로 싹 지웠다" 연세대 치대생들, 실습사진 조작…재학생 "대학생 과제로 호들갑"

지난해 2학기 연세대 치과대학의 신경치료 실습 수업을 수강한 본과 4학년 학생들 가운데 약 60%가 실제와 다른 사진을 과제로 제출했다. SBS 보도 캡처지난해 2학기 연세대 치과대학의 신경치료 실습 수업을 수강한 본과 4학년 학생들 가운데 약 60%가 실제와 다른 사진을 과제로 제출했다. SBS 보도 캡처




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집단 부정행위로 논란을 빚었던 연세대학교에서 또다시 대규모 부정행위가 드러났다. 이번에는 치과대학 학생들이 실습 결과 사진을 포토샵으로 조작해 제출한 사실이 밝혀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13일 SBS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 연세대 치과대학의 신경치료 실습 수업을 수강한 본과 4학년 학생들 가운데 약 60%가 실제와 다른 사진을 과제로 제출했다. 이 수업은 의사면허 국가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듣는 과정으로 일부 학생들은 이미 치과대학병원 내 원내생 진료실에서 교수 지도 아래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신분이었다.

문제가 된 실습은 신경치료 후 치아 뿌리 상태를 엑스레이로 촬영해 제출하는 것이었다. 원본 사진에서는 충전재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아 기포가 여러 곳에 남아 있었지만, 교수진에게 제출된 사진에는 이런 흔적이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학생들이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기포를 지워 치료가 완벽히 끝난 것처럼 조작한 것이다.



해당 수업을 들은 학생은 총 59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34명이 사진을 조작하거나 다른 학생의 결과물을 그대로 베껴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과 절반을 훌쩍 넘는 규모다. 사태를 인지한 교수진은 즉시 원본 사진 제출과 함께 경위서를 요구했고, 이후 대학 차원의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관련기사



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반응. 독자 제공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반응. 독자 제공


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캡처. 독자 제공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캡처. 독자 제공


징계 결과는 비교적 경미했다. 다른 학생의 실습 사진을 베낀 5명은 근신 2주, 포토샵으로 사진을 조작한 29명은 봉사활동 20시간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재학생들은 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 커뮤니티에서 “환자에게 직접 실습한 게 아니라 ‘모형치’에 한 것”이라며 “형식상 있는 실습 과제라 중요한 것도 아니다”, “실제 환자였으면 절대 저렇게 안 한다”, “대학생 과제로 부정행위라며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반면 온라인상에서는 “환자를 다루는 예비 의료인에게 너무 가벼운 처벌 아니냐”, “의료사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연세대 치과대학 측은 학생들의 자진 신고로 사실관계를 파악했다고 설명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전문직 윤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과제에 점수가 매겨지지 않아 학생들이 부정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했던 것 같다”는 해명은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이번 사건은 연세대에서 불과 몇 달 전 벌어진 또 다른 부정행위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11월, ‘자연어 처리와 챗GPT’ 강좌를 수강한 학생들 사이에서 시험 중 생성형 AI를 활용한 집단 치팅 사실이 알려지며 큰 파문이 일었다. 학내 커뮤니티 설문에서는 해당 강의를 들었다고 응답한 학생 중 절반 이상이 부정행위를 인정하기도 했다.

연이은 사건에 대해 교육계 안팎에서는 “명문대라는 이름과 달리 학업 윤리 관리가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치과대학 사례처럼 실제 환자를 다루는 의료 인력 양성과 직결된 교육 과정에서의 부정행위는 단순한 학칙 위반을 넘어 사회적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여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