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이르면 이번 주 마무리된다. 정부는 앞서 진행한 두 차례의 대국민 토론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늦어도 다음 달 중에는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정책방향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전력공사는 경기도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대체 부지에 대한 적합성 검토를 벌이고 있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후부 에너지 산하기관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에서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된 여론조사는 이번 주부터 시행하고 있다”며 “조사는 이번 주 중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여론조사는 전국 유권자 3000명을 상대로 전화 조사(ARS)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월 2038년까지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자 여권에서는 원전을 더 이상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기후부는 국민 여론을 수렴한 뒤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최종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그 일환으로 기후부는 이미 두 차례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2차 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은 원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다”며 원전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조사 결과 국민 여론이 신규 원전 추진에 우호적이라는 점이 확인되면 11차 전기본 내용대로 신규 원전이 건설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전은 하남시에 위치한 동서울변전소 증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당댐 인근 △하남 광암마을 인근 △동서울 톨게이트 인근 등 지역 주민들이 제시한 대체 부지 3곳의 적합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이 제시한 대안을 성실히 확인해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동서울변전소는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망의 기종점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고속도로의 ‘0단계 사업’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한전의 준공 목표가 2027년 하반기로 설정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재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체 부지에도 지역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데다 토지 확보부터 지반 공사까지 하려면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반면 동서울변전소 부지는 현재 진행 중인 기존 설비 옥내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잔여 부지에 대한 공사에 돌입할 수 있다. 실제 한전은 지난해 12월 김 장관이 지역 주민을 만났다는 보도가 나오자 “주민들이 이전을 요구한 부지는 협소하고 인허가 절차를 고려하면 8년 이상 사업이 지연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전은 25개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중 2031년 완공될 계획이던 7건 사업의 준공 시점을 2030년으로 1년 당기겠다고 기후부에 보고했다. 석탄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5대 발전사들 역시 정부 정책에 발맞춰 태양광·풍력발전소를 대거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