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피자헛 가맹본사 패소, 프랜차이즈 공멸은 막아야

15일 서울의 한 창업박람회를 찾은 예비창업자들이 안내문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15일 서울의 한 창업박람회를 찾은 예비창업자들이 안내문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차액가맹금 215억 원을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취득해온 차액가맹금이 사전 합의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차액가맹금이 상표 사용료를 대체하며 가맹본부의 운영 비용을 충당해온 현실을 간과한 결정이라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이번 판결은 진행 중인 유사 소송에 직접적 영향을 줘 프랜차이즈 산업 전반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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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차액가맹금은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횡포를 상징하는 해묵은 관행으로 인식돼왔다.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된 13개 프랜차이즈 업체 자료에 따르면 일부 업체의 경우 매출액의 최대 16.45%를 차액가맹금으로 떼가기도 했다. 소모품 공급부터 고금리 대출 전가까지 가맹점에 비용 부담을 떠넘기는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며 가맹사업법 개정으로까지 이어진 배경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부당이득 반환을 넘어 프랜차이즈 산업의 존립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계약 구조를 보완해 대응하겠지만 영세 브랜드들은 수익 모델 붕괴로 사업 지속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패소한 피자헛은 이미 지난해 11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판결이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을 증폭시켜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의 공멸로 이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가맹점에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가맹사업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갈등 구조와 비용 부담이 고착화한다면 영세 가맹본부들의 연쇄 퇴출과 예비 창업자들의 진입 위축이 불가피하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규모가 162조 원에 달하지만 가맹점 수 10개 미만의 영세 브랜드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외형 확장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익 배분의 합리성과 운영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해관계자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지속 가능한 상생이 이뤄질 수 있다. ‘을’의 희생을 전제로 한 ‘갑’의 성장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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