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대두 등 필수 농산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도 나 홀로 약세를 보이며 약 3년 반 동안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풍작으로 인한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만큼 섣부르게 저점 매수 전략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1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원자재 ETF 중 올 들어 이날까지 누적(YTD)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테마는 농산물이 유일하다. 올 들어 ‘KODEX 3대농산물선물(H)’은 -2.55%,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은 -1.87%를 기록했다. 두 ETF는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나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옥수수·대두·밀 등 농산물 선물 가격의 움직임을 따르는 지수를 추종한다. CBOT에서 거래되는 콩 선물 가격을 기준으로 한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콩선물(H)도 같은 기간 0.59% 떨어졌다.
투자 기간을 넓혀보면 손실 폭이 더욱 커진다. 이들 ETF는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라 곡물 가격 상승 가능성에 고점을 찍었으나 같은 해 하반기부터는 줄곧 하락세였다. KODEX 3대농산물선물(H)과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의 최근 3년 수익률은 각각 -15.65%, -13.14%다. 이 역시 원자재 ETF 중 수익률 최하위 1·2위다.
농산물 ETF 가격이 속절없이 내리고 있는 것은 수년째 농사가 너무 잘됐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USDA)가 12일 발표한 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에 따르면 2025·2026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전월 추정치보다 무려 2% 상향 조정된 170억 2100만 부셸(1부셸은 약 28.123㎏)에 달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고 수준의 풍작이다.
농산물은 수요량이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이 조금만 늘어도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 풍년이 들면 농가 소득이 감소하고 흉년이 들면 농가 소득이 오히려 증가해 이를 ‘풍년의 역설’이라고도 한다.
농산물 ETF 가격이 역사상 저점에 근접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또한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통상 미국 곡물은 4월에 파종해서 6~9월 작황이 일어나고 9~11월 수확을 하는데 올 4월에서 11월 사이 날씨 변수가 전혀 없다”며 “결국 수확이 잘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해 ETF 가격이 올라갈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