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기업들 RE100 큰 부담, 무탄소 에너지에 원전 포함해야

국가별 재생에너지 100%(RE100) 이용 장벽 보고기업 수 추이. 그래픽제공=한경협국가별 재생에너지 100%(RE100) 이용 장벽 보고기업 수 추이. 그래픽제공=한경협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 183개사 가운데 70개사(38.3%)가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클라이밋그룹·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 위원회의 연례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기준 미국의 3.5배, 중국보다 2.4배 많은 수준으로 국내 기업들의 RE100 이행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정부가 RE100 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추진하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면서 재생에너지 수요와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진 만큼 합리적인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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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가장 큰 애로로 꼽는 것은 과도한 전력구매계약(PPA) 부대비용이다.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경우 전력요금 외에 송·배전망 이용료와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각종 비용이 발전단가의 18~27%를 차지한다. 이미 높은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경쟁력이 꺾인 기업들에 또 다른 부담을 얹는 구조다. 대만이 2023년부터 재생에너지 송·배전망 이용료의 80%를 경감한 데 비하면 재생에너지 사용을 위해 초고압직류송전(HVDC) 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에너지 정책 수장의 일관성 없는 언행도 산업계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용인산단의 용수 공급 계획에 서명한 지 3주 만에 ‘호남 이전론’에 불을 지피고 동서울변전소와 신규 원전을 둘러싸고 우왕좌왕하며 에너지 정책의 기준을 흔들고 있다.

RE100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과 수소를 배제한 채 재생에너지 확대에만 매달리는 RE100은 ‘인공지능(AI) 3강’을 지향하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다. 미국과 유럽이 최근 RE100 개념을 원전과 수소를 포함한 ‘CFE(무탄소에너지) 100%’로 확장하고 원자력을 저탄소전원으로 분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RE100 운동을 주도해온 비영리단체 기후그룹조차 원전과 재생에너지 간의 에너지 믹스와 정책적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은 교조적이어도 안 되고 상황에 따라 흔들려서도 안 된다. 온실가스 감축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일변도에서 벗어나 원전과 수소를 적극 수용하는 현실적인 에너지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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