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세계 최초' 타이틀 땄지만...4G수준 속도에 콘텐츠도 별로

■ 5G 상용화 100일

새로운 산업혁신 모델제시

글로벌 기업 벤치마킹 줄이어

기지국수 LTE의 7%에 불과

콘텐츠 수 적고 퀄리티 떨어져

KT모델들이 목에 걸면 모든 방향을 촬영해 바로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5G 웨어러블 360 카메라’ FITT360을 소개하고 있다. /성형주기자KT모델들이 목에 걸면 모든 방향을 촬영해 바로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5G 웨어러블 360 카메라’ FITT360을 소개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이달 11일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100일을 맞았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선도 국가로 입지를 다지며 5G만의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성을 토대로 산업 전반의 혁신 기반을 다진 점은 가장 큰 성과로 평가받는다. 반면 상용화 초반부터 꾸준히 지적된 서비스 가용지역(커버리지) 문제와 5G 만의 콘텐츠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10일 ICT업계에 따르면 세계최초 5G 상용화의 가장 큰 수확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 제고가 꼽힌다. 한국이 5G 상용화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 표준 제정 작업을 이끌고 새로운 산업 혁신 모델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국내 이통사들을 찾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유럽 최대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은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 60여 명이 단체로 5G 벤치마킹을 위해 SK텔레콤을 방문했다. KT(030200)에는 미국 AT&T와 일본 KDDI, 중국 차이나텔레콤, 러시아 MTS 등이, LG유플러스(032640)에는 영국 BT와 일본 소프트뱅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레인 등이 찾아와 네트워크 구축 노하우를 배우며 협력을 다졌다.

5G는 산업 각 분야의 혁신도 촉발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할 제조현장에서는 첨단 관제·제어시스템을 접목해 불량과 안전사고를 줄여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이 접목한 실감미디어는 시·공간의 제약을 허물고 있다. 초저지연성은 자율주행시대 도래를 앞당기고 있으며 응급의료체계나 국방 등 공공부문에서 5G 적용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5G가 장밋빛 미래를 제시해준 것은 틀림없지만, 지난 100일 5G가 실제 적용된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서비스와 콘텐츠 모든 면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이용자들의 거센 불만을 샀다. 이통사들의 불법보조금 살포 등 과열경쟁에 힘입어 5G 가입자는 지난달 10일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 롱텀에볼루션(LTE) 도입 초기와 비교해 한 달 가량 빠른 무서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현재 업계 추정으로는 140만명 가량이 5G를 이용 중이지만 커버리지의 불완전함과 실내 이용 제한으로 기기만 5G일 뿐 체감은 4G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된 5G 기지국 수는 6만2,641개로 전년말 기준 87만개에 달하는 LTE 기지국 수의 7%에 불과하다. 정부와 이통사, 제조사 등은 연내 커버리지를 85개 시 지역 대부분까지 넓히고 하반기부터 인빌딩(실내) 장비 구축에 주력할 방침이지만 당장 값비싼 단말기 할부금과 10만원 안팎의 5G 요금제 이용자로서는 당분간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5G 차별화 요소로 꼽히는 실감 미디어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아이돌과 웹툰, 영화, 스포츠, 게임이 AR, VR 등과 결합한 콘텐츠가 나와 있지만 양과 질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통사들은 실감콘텐츠 생태계가 올해를 원년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하반기 이후 커뮤니케이션과 게임, 미디어 등 콘텐츠가 대폭 보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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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갤럭시 노트 10’ 등 새 단말기가 출시되고 중저가 폰도 등장하며 5G 가입자는 계속 늘 전망이다. 5G 요금이 LTE 대비 15~70% 가량 비싼 만큼 이통사 매출에 긍정요인이지만 업계의 표정이 밝지 만은 않다. 이통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 경쟁과 보조금 확대 지급으로 지출도 확대됐다”며 “5G 만의 차별화 서비스가 아직 드러나지 않아 수익모델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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