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두유바이크]<92>아라이·쇼에이 아성 위협하는 한국 헬멧 제조사, HJC

■알파 시리즈, '아이언맨 헬멧'으로 프리미엄 이미지 덧입어

지난 7일 ‘모토GP’가 열린 독일 작센링 서킷은 한국 기업 홍진HJC의 로고로 뒤덮였습니다. 칼 크러치로 등 정상급 레이서들이 HJC의 헬멧을 쓰고 참전해 3위로 포디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모토GP는 세계 최고의 모터사이클 레이싱 대회로 HJC가 4년째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습니다.

HJC 헬멧을 쓰고 코너를 질주하는 칼 크러치로 선수. /사진제공=HJC


라이더 독자분들이라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아시겠지만, 그래도 바이크 꿈나무 여러분들을 위해 다시 읊어봅니다. HJC는 1990년대 이미 북미 시장 1위에 오른 후 2001년부터는 세계 헬멧 시장 1위를 석권하고 있는 한국 기업입니다. 홍완기 회장이 1971년 창립해 지금은 국내와 미국·독일·프랑스·베트남 법인에서 1,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죠. 지난해 매출(859억원) 중 해외 매출 비중이 95%에 이릅니다.

언제 봐도 끓어오르는 서킷의 풍경!/사진제공=HJC


창립 초기에는 저가 헬멧 시장부터 파고들었지만 최근 10여년 간은 프리미엄 헬멧 시장에서도 상당한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모토GP 등 바이크 레이싱 대회 후원과 ‘알파(RPHA)’ 시리즈 출시 등 제품·마케팅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고급화 전략을 펼친 덕분입니다.

올 초 출시된 알파11 NAXOS MC2SF 모델. 아쉽게도 국내에선 판매하지 않고 있지만 색깔이 너무너무 이쁩니다. /사진제공=HJC


특히 2010년부터 출시된 알파 시리즈는 HJC의 위상을 급격히 끌어올렸습니다. 품질 면에서도 해외의 품질평가기관·바이크 전문지 등에서 호평을 받았고, 특히 디즈니그룹 산하의 마블·루카스필름과 협업을 통해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전 세계 바이커들의 이목을 붙잡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스켈레톤 선수인 윤성빈이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착용해 더욱 유명해진 ‘아이언맨 헬멧’ 외에도 ‘스파이더맨 헬멧’ ‘다스베이더 헬멧’ ‘블랙팬서 헬멧’ 등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왼쪽은 스파이더맨, 오른쪽은 베놈. 원래 둘다 히어로긴 하지만 바이크 위에선 뭔가 강력한 빌런같은 분위기를 뿜어내는데 그게 또 그렇게 멋있지 말입니다. /사진제공=HJC


‘스타워즈’의 스톰트루퍼와 다스베이더 헬멧. 스타워즈 러버로서 박수!!!!를 치게 되는 모델들입니다. /사진제공=HJC


서구 시장을 주름잡아왔던 놀란·슈베르트 등의 헬멧 제조사가 하나둘씩 무너지면서 전 세계 헬멧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는 이제 몇 남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국·중국·일본 기업들이 3파전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죠. 일본의 ‘쇼에이’와 ‘아라이’가 일찌감치 글로벌 프리미엄 헬멧 시장을 석권한 가운데 중저가 이미지를 벗은 HJC가 두 일본 기업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LS2는 착실히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성비 헬멧’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한국인으로서는 아무래도 HJC를 응원하게 됩니다. 게다가 요즘 정말 잘 하고 있으니까요. HJC는 여전히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며 기술·디자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요즘은 HJC 헬멧이 너무 흔하단 말이야!”라고 투덜거릴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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