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항해 접안 입항까지 실시간 디지털화 해사산업 발전 선봉에

[포스트코로나 선도하는 동남권-한국선급]

3대 전략 담은 5개년 로드맵 확정

데이터 교환 플랫폼 구축 힘 쓰고

자율운항 등 신기술 개발 구슬땀

'디지털 선급'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한국선급이 디지털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선급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사진제공=한국선급'디지털 선급'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한국선급이 디지털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선급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사진제공=한국선급




한국선급 검사원이 조선소에서 수리한 선체 외판을 검사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선급한국선급 검사원이 조선소에서 수리한 선체 외판을 검사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선급


'디지털 선급'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한국선급이 디지털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선급 전경./사진제공=한국선급'디지털 선급'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한국선급이 디지털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선급 전경./사진제공=한국선급





국내 유일의 국적 선급인 한국선급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디지털 선급’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선급은 아날로그 방식의 기술 서비스에서 벗어난 디지털 업무 환경을 구축해 선급 업무 전반에 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선급이 디지털 선급으로 전환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국내 해사산업 발전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선 및 해운 업계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디지털 선급의 궁극적인 목표는 효율성과 생산성의 극대화다. 김대헌 한국선급 연구본부장은 “디지털 선급은 선박의 출항부터 항해, 접안, 입항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고객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보다 편리하게 실시간 선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고객에게 더 큰 편의성을 제공하는 한편 축적된 기술과 데이터, 고급 인력과 같은 가용 자원을 발판으로 신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해사산업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할 계획”이라 말했다.

한국선급은 최근 디지털 안전·서비스·경영 분야에서 3대 전략 방향을 담은 ‘5개년 디지털 혁신전략 및 로드맵’을 확정했다. 지난해 디지털 선급으로 도약하기 위해 2025년 중단기 기술 로드맵을 발표한 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노력한 결과물이다.

가장 먼저 추진하는 기술은 고객과 초연결을 위한 실시간 데이터 교환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과거 서류, 메일, 전화 등으로 교환했던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각종 정보에 접근할 대 발생하는 시간 격차가 해소된다. 또 전자증서 발급, 실시간 고장진단 예측 등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어 고객 편의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국선급은 실시간 데이터 교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 ‘이플릿’(e-Fleet)을 개발해 업무 전반에 사용 중이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선박의 출항 전 검사 서비스를 신청하고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구축 중인 IT 시스템이 완성되면 고객들은 통합 IT 서비스를 통해 한국선급의 모든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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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선박 관리 시스템으로 불리는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똑같이 구현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선박 설계 단계부터 승인 단계까지 2차원(2D) 도면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면 현재는 3차원(3D) 도면으로 시뮬레이션은 물론 자동 피드백이 가능하다. 디지털 트윈은 선박 설계에서부터 건조, 운용, 폐선에 이르기까지 선박의 전 생애주기에 적용할 수 있다. 현실에서 시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가상 환경에 적용한 후 개선점을 찾아 다시 현실에 반영함으로써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지능형 시스템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과거 사람이 인지하고 판단했던 분야를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인지하고 인공지능(AI)이 판단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이 기술은 자율운항선박의 대중화를 앞당길 원천기술로도 꼽힌다. 한국선급은 디지털 기술 개발로 인해 향후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초점이 모아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몰입형 기술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선박 검사에 활용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선박을 검사하는 검사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강의식으로 교육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가상현실을 활용한 생동감 있는 교육환경을 통해 검사원의 업무 역량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태블릿PC나 스마트글라스 같은 모바일기기에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하면 선박검사 기록·관리, 검사 절차, 관련 규정 등을 보다 세밀하게 확인하고 준비할 수 있어 선박 검사의 품질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사이버 인증 서비스를 비롯한 기술문서 발간, 사이버 보안 교육자료 개발 등을 통한 기술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선박의 디지털화와 자율운항선박의 등장은 선박 내 시스템 간 또는 선박과 육상 간 통신을 더욱 활발하게 해주지만 동시에 사이버 공격의 위험성도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응하려는 취지에서다. 또 폐쇄회로TV(CCTV) 등 을 활용한 선박 화재감시 시스템, 선원 안전관리 시스템, 엔진·발전기 등의 상태 신호를 분석해 고장의 원인을 찾고 예측할 수 있는 선박 진단관리 시스템은 인적 오류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성을 향상할 수 있는 자율운항선박의 핵심 기술이다.

지난 1960년에 설립된 한국선급은 현재 세계 7위의 국제 선급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12개 선급만이 가입된 국제선급연합회(IACS)에 1988년에 가입했고 66곳의 글로벌 검사 네트워크를 보유했다. 특히 81개 국가로부터 정부대행 선박검사권을 수임받아 선박 검사와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디지털 선급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은 조선소와 해운사, 기자재업체, 연구소 등 해사업계와의 유기적인 기술 협력에 달려 있다”며 “올해는 한국선급이 추진해온 디지털 혁신 과제를 속도감 있게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사업계가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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