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엉터리 과학 프로젝트①-플라잉 험비

터무니없고 위험하며 그릇된 지식을 심어줄 수도 있는 7가지 과학기술 프로젝트와 그 개선점을 소개한다

작년 4월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아프가니스탄 등지의 급조폭발물(IED) 매설 도로와 도로망이 갖춰져 있지 않은 도로를 차량 이동할 방법을 제안했다.


바로 차를 타고 날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5,0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는 군용 플라잉 카 프로젝트 '트랜스포머(TX)'가 출범했다. DARPA의 목표는 화물탑재량 450㎏, 항속거리 480㎞, 수직이착륙 능력을 갖춘 4인승 차량 개발이다.

이외에도 DARPA는 엔지니어들을 골치 썩일 많은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신속한 주행- 비행모드 전환, 4륜 구동, 최대 상승고도 3,000m, 소화기(小火器) 방호 능력, 자동 조종 기능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요구들은 따져볼 것이 많다. 자동차 비행기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설계된 2개의 이동수단을 최적화 설계를 통해 융합하면서도 각각의 원래 기능을 지나치게 해쳐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은 탓이다.


미군은 지난 1950년대에도 피아세키의 PA-59K 에어기프(AirGeep)로 이 개념을 구현하려 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이후에는 군비 삭감으로 아예 이런 종류의 차량 개발을 포기했다. 물론 소재공학 및 추진 기술의 발전으로 자동차 비행기의 장애물 상당수가 현재 사라졌다. 그래도 남은 과제는 여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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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중량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마크 무어에 따르면 일반 항공기는 화물 무게가 1㎏ 늘어날 때마다 항공기 중량이 약 3㎏ 늘어난다. 수직이착륙기라면 중량 상승분은 5~6㎏에 이른다. 과연 완전 군장을 한 병사 4명과 장비를 실은 항공기의 중량이 얼마나 돼야 할지 상상해보자.

그리고 DARPA는 무(無) 로터 추진시스템을 원하고 있지만 무어는 이 경우 이륙 시 허리케인처럼 주변의 돌과 잔해들을 하늘로 날려 올릴 것이라고 한다. 스텔스 기능에 도움이 안 될 것은 당연하다.

TX는 안전성도 불안하다. 게릴라는 IED 위를 날아가는 TX의 날개에 로켓포를 쏘면 그만이다. 이라크에서는 TX보다 빠르고 기동성 높은 블랙호크 헬리콥터가 소화기 공격에 격추된 적도 있다. 자동 조종 역시 현 기술로는 무리다.

지난 2007년 DARPA의 무인자동차대회 '어번 챌린지'의 결승 진출팀 절반이 기본적 운전기능조차 제대로 실현치 못했던 게 그 방증이다.

그렇잖아도 불안정한 TX를 적진에서 굳이 자동 조종해야 할 이유도 없겠지만 말이다.

개선 방안

현재의 험비를 더욱 강하고 다목적화 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퇴역 공군 소장이자 군사전문가인 로버트 스케일스는 "우리는 아직 험난한 지형을 완벽히 정복할 군용 차량조차 갖고 있지 못하다"고 강조한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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