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태블릿 PC 닮은 스마트폰 델 스트릭

델 스트릭은 화면 크기로 사용자를 압도한다. 크기가 무려 5인치(12.7㎝)로 현존 스마트폰 중 최대다. 이러한 대화면은 동영상을 보거나 웹 서핑 시 여타 스마트폰에서 맛볼 수 없는 시원시원함을 제공한다. 그래서인지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의 정체성이 절반씩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다.

태블릿 PC는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커서 조작이 쉽다.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활용이나 웹서핑 등에서도 한결 편리하다. 하지만 휴대성은 스마트폰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대화면과 휴대성이 모두 만족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2가지 요소의 균형을 맞출 수는 있다. 스마트폰 크기를 휴대가 가능할 정도로만 늘리면 된다.

7인치(17.78㎝)와 4인치(10.16㎝)의 중간 정도가 딱 적당할 듯싶다. 델의 스마트폰 ‘스트릭은’ 이를 지향한 제품이다. 태블릿 PC라고 하기엔 조금 작고,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부담스럽지만 말이다.

덩치는 ‘헤비급’ 몸매는 ‘슈퍼모델’

스트릭이 지닌 5인치라는 정체성은 성인 남성의 손 크기에 아슬아슬하게 들어맞는다. 버겁지만 한 손으로 큰 불편함 없이 문자를 입력하고 전화를 걸 수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손이 작은 여성들은 불가피하게 양손을 써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스트릭의 버튼은 사용자가 손에 쥐었을 때 손가락이 닿는 위치에 적절히 배치됐다. 왼손을 쓴다면 엄지손가락은 화면에 정확히 위치하며 검지와 중지는 볼륨 버튼, 약지는 전원 버튼, 새끼손가락은 카메라 버튼에 정확히 올라가 조작이 편리하다. 덩치는 헤비급이어도 몸매는 슈퍼모델이다.



두께가 채 1㎝가 안 된다. 그래서 한 손으로 쥐었을 때도 수준급의 그립감을 제공한다. 하지만 120g이 주는 묵직함은 어쩔 수 없다. 적응이 되기 전까지는 꽤 버겁다. 물론 무게가 무겁다고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단번에 화면이 깨지거나 케이스가 부서지지는 않는다.


고강도 유리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로 화면을 감쌌기 때문이다. 따라서 웬만한 충격이나 압력에도 화면에 잔 흠집 하나 생기지 않는다. 또한 강화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소재를 적절히 활용해 내구성을 극대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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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화면에 걸맞은 대형 키보드

대화면이 주는 이점은 동영상 감상에서 그 진가가 발휘된다. 다른 스마트폰들과는 비교를 불허할 만큼 시원스러운 영상을 선사한다. 이는 웹서핑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네이버(m.naver.com)의 경우 아이폰은 스크롤의 압박에 자주 빠지지만 스트릭은 단 2번의 스크롤이면 페이지의 가장 끝까지 도달한다.



화면에 뿌려주는 글자 수가 많아서 웬만한 기사는 스크롤 없이 한 화면에서 읽을 수 있다. 다만 해상도가 480×800으로 낮아서 화질이 깨끗하고 선명한 편은 아니다. 터치스크린은 정전용량식으로 반응속도가 매우 빠르다. 인식률도 100%다. 특히 문자 입력시 나오는 키보드는 크기가 커서 입이 쩍 벌어 질만큼 편리하다. 입력 피드백도 지원, 키보드를 눌렀을 때와 누르지 않았을 때가 명확히 구분된다.

이로 인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속도를 환상적으로 높일 수 있다. 숙달만 되면 실시간 메모가 가능할 정도다. 실제로 아이폰과 비교해 테스트를 한 결과, 1분 동안 30% 이상 많은 글자를 입력할 수 있었다. SNS족이라면 분명히 군침을 흘릴 만한 부분이다.

최신 사양은 아니지만 성능은 만족

작년 중순에 첫 출시된 제품이라 최근 유행하는 듀얼코어 AP(Application Prosser)가 아닌 싱글코어가 탑재됐다. 그래도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화면을 누르는대로 반응하고,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반복해서 실행해도 느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실행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데스크 매니저 없이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카메라 성능은 다소 불만이다. 밝기 조절, 화이트밸런스 설정, 디지털 줌 등의 부가 기능이 제공되지만 스팟 초점이 불가능해 피사체를 선명하게 포착해 낼 수 없다. 화면 해상도가 낮은 탓에 촬영한 사진을 돌려 볼 때도 아쉽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결과물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PC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배터리는 탈착식으로 2개가 기본 제공된다. 용량이 1,530mAh라서 갤럭시S나 아이폰에 비해 넉넉하다. 그렇다고 전력 소비량이 높은 것도 아니다. 무선랜을 켜고 대기모드 상태에서 일주일을 놔뒀지만 배터리가 절반도 닳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델의 스트릭은 큰 화면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만큼 호불호도 확실히 갈린다. 멀티미디어 최적화라는 장점에 초점을 맞추면 분명 매력적 제품이지만 크기나 무게 등을 따지면 낙제점을 받을 만하다. 태블릿 PC와 스마트폰 사이에서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한번쯤 눈길을 줘도 좋을 만한 제품이다.

서영진 기자 artjuc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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