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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초 백화 현상: 박테리오파지

바다를 살리는 7가지 방법

지난 20 년간 지구상의 산호초 중 3분의 1이 사라졌다. 스리랑카, 탄자니아, 케냐 해안의 산호초는 90%가 파괴됐고 몰디브와 세이셸 연안 산호초도 위험한 상태다.

학자들은 향후 30년 내 바다 온도가 3.9℃만 올라도 세계 최대 산호초인 호주의 대보초(大堡礁) 중 95%가 사라질 것으로 예견한다. 산호초 파괴의 직접적 원인은 조류(藻類)의 사멸이다.

수온이 오르면 해양 박테리아가 대량 증식하는데 이들이 산호초의 폴립 속에서 산호초와 공생하며 살아가는 조류를 공격, 사멸시키는 것. 산호초는 조류의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는 당분으로 영양과 색상을 얻기 때문에 조류가 사라지면 산호초 또한 유령처럼 하얗게 백화되며 생을 마감한다.


그런데 홍해와 페르시아만의 일부 산호는 이런 운명을 피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누구도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의 미생물학자 유진 로젠버그 박사는 그곳 특유의 박테리아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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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간처럼 산호들도 표면에 수천 종의 박테리아를 갖고 있다"며 "이들 중 어떤 종은 산호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홍해에서는 수온이 25℃에 이르면 비브리오 코랄릴리티쿠스(V.코랄릴리티쿠스) 라는 박테리아가 일시적으로 증식, 몇몇 산호초의 조류를 공격한다. 그러나 같은 수온에서 조류를 보호하는 박테리아의 증식도 활발해진다. 로젠버그 박사는 이것이 특정 산호초가 왜 높은 수온에서도 백화되지 않는지를 알려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그의 연구팀은 모든 산호초의 천연 방어기제를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다.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를 V.코랄릴리티쿠스에 살포하는 방법도 그중 하나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실험에서 박테리오파지는 백화현상 유발 박테리아를 신속히 괴멸시키고도 2개월이나 남아 산호초를 지켰다.

이에 연구팀은 올 여름 홍해 산호초나 대보초에 백화가 발생하면 박테리오파지를 실전 투입해 볼 계획이다. 실험실의 결과가 재현된다면 박테리오파지는 V.코랄릴리티쿠스의 공격 직후 이들을 잡아먹으며 100배로 증식, 공격자를 압도해 버릴 것이다. 로젠버그 박사의 말이다.

"1갤런(3.78ℓ)당 400만 마리의 박테리오파지가 들어있는 액체 13갤런(49.1ℓ)만 있으면 약 50㎞의 산호초 치료가 가능합니다. 다만 살포에는 선박이나 항공기가 필요하겠죠. 치료해야 할 산호초가 아주 많으니까 말입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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