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자를 날려 보낼 때는 더욱 그렇죠. 그리고 바로 이때 균류가 지닌 탁월한 생물역학적 특성이 나타납니다. 사실 먼지 크기의 포자들에게 공기는 엄청난 장애물입니다.
그런데 균류는 불과 몇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μs) 내에 포자를 시속 110㎞의 속도로 날려 보냅니다. 이를 위해 몇몇 종은 진공을 이용합니다.
대기압이 콜라 속 탄산가스의 증기압보다 낮아서 거품이 분출되는 것과 동일한 이치죠. 균류의 경우 대 끝에 포자가 달려있는데 물이 채워진 알뿌리가 대와 포자를 연결하고 있습니다.[1]
이때 건조한 공기로 인해 알뿌리의 수분이 증발하면 내부압력이 낮아져 알뿌리가 쪼그라집니다.[2] 이후 주변세포의 수분이 기화되며 알뿌리 속으로 유입되면서 알뿌리를 다시 부풀리게 됩니다.
이런 급격한 알뿌리의 모양 변화 때문에 포자가 공중으로 발사[3]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초당 최대 100만 프레임의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통해 이를 알아냈습니다.
특히 포자 발사과정은 너무 짧고 빠르게 이뤄져 촬영된 수백만 프레임 중 발사 모습이 찍힌 것은 단 10프레임에 불과합니다. 과학자들이 포자의 발사 메커니즘으로 진공을 설명한 것은 1960년대의 일입니다. 무려 50년 만에 이를 눈으로 확인한 것이죠."
-니콜라스 머니 미국 마이애미대학 식물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