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30년 개인용 항공기 시대 열린다
“2030년에 이르면 PAV가 미국 자동차 시장의 3% 이상을 대체할 것입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리서치센터의 마크 무어 박사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PAV의 잠재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10여년 가까이 NASA의 PAV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그는 “항공기와 자동차의 장점을 융합, 도로주행과 비행능력을 겸비한 PAV는 향후 40~650㎞의 중거리 이동 패러다임에 혁명적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교통시스템의 신 패러다임
항공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세계 각국이 PAV에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의 항공 및 도로 교통시스템은 접근의 취약성, 상습적 교통체증 등으로 인해 적잖은 돈과 시간의 낭비를 유발한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고 한정된 국토를 모두 공항이나 도로로 만들 수도 없다. PAV는 바로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할 신개념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실제로 PAV가 실용화되면 중거리 이동에 있어 속도와 시간의 획기적 단축이 가능하다. 항공 여행객과 자동차 이용객을 흡수, 교통체증과 국토 난개발 방지 효과도 제공다. 김근택 한국 항공우주연구원 항공우주연구본부 박사는 “PAV는 대개 시속 200~300 ㎞의 비행속도를 표방하는 만큼 서울-부산 간 출퇴근도 가능해진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의 효율적 이용은 물론 작년에만 26조5,700억원에 달했던 교통혼잡비용의 절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플라잉 카로 한몫을 잡아보려는 개인과 민간기업들에 더해 NASA,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 (DARPA), 프랑스 국립항공우주연구소(ONERA), 독일 항공우주센터 (DLR) 등 유수의 국립 항공우주기관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PAV 개발에 속속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PAV 자체는 물론 추진기관, 관제 시스템 등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일례로 NASA는 2030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1인승 수직이착륙 항공기 퍼핀(Puffin)과 PAV 탐사 프로그램 (PAVE)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DARPA는 작년 4월 비행 가능한 군용 험비 개발을 위한 ‘트랜스포머(TX)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TOL에서 VTOL로 진화
유럽 또한 유럽집행위원회(EC) 주도로 11개국 13개 항공우주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 유럽 전역에 도입할 PAV 시스템을 개발하는 ‘P플레인(PPlane) 프로젝트’를 출범시키는 등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보스턴 소재 테라퓨지아는 이미 접이식 날개를 갖춘 도로주행 항공기 ‘트랜지션 (Transition)’을 개발, 내년 중 상용모델 판매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PAV는 운용시스템과 이륙 방식에 따라 싱글 모드, 듀얼 모드, 단거리이착륙(STOL), 수직이착륙(VTOL) 모델로 구분된다. 싱글 모드는 일반 항공기처럼 비행모드만 갖춘 PAV, 듀얼모드는 도로주행과 비행이 모두 가능한 PAV를 말한다. 그리고 STOL은 이착륙 시 활주로가 필요한 모델, VTOL은 헬리콥터처럼 어디에든 이착륙할 수 있는 모델을 의미한다.
김 박사는 “초기에는 기술적 이유 때문에 트랜지션 같은 STOL 방식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점차 VTOL PAV 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항공전문가들은 PAV 상용화의 최대 기술적 장벽으로 추진장치를 꼽는다. 항공기와 자동차의 능력을 겸비한 PAV의 특성상 중량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중량 대비 추력비가 향상된 새로운 추진장치가 필수적 이라는 이유에서다.
안병호 조지아텍 항공시스템디자인공학과 교수는 “기존 항공기 엔진의 대안으로 신개념 전기추진시스템 연구가 활발하다”며 “덧붙여 중량 감소, 공기역학 설계, 소음·진동 저감, 조종· 관제시스템 등 일반 항공기술도 핵심 요소기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무어 박사의 경우 전기추진시스템과 덕트 팬 추진 장치의 동시 채용이 추진장치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그는 “덕트 팬은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적용이 가능하므로 PAV의 엔진을 소형화해 중량을 줄이면서 추진력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항우연, 중장기 기술로드맵 수립
이처럼 국가적 지원하에 다각적 R&D를 수행 중인 항공 선진국들과 달리 국내 PAV 연구는 이제야 첫 걸음마를 내딛은 수준이다. 항우연과 한국교통연구원을 중심으로 몇몇 선행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것.
이중 항우연은 최근 차세대 교통수단으로서 PAV의 중장기 기술로드맵을 수립, 원천기술 분석 등에 본격 뛰어들었다. 총 4단계로 나눠진 로드맵에 따르면 항우연은 2015년까지 핵심·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실증·평가한 뒤 비행시제기를 개발하게 된다. 그리고 시험비행을 통한 기술 고도화를 거쳐 2030년까지 실용화 시제기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 박사는 “전천후 자율비행이 가능한 안전운항 기술, 경량화, 공기저항·소음·진동 저감, 동력시스템 효율 제고 등을 핵심기술로 인식하고 있다” 고 밝혔다.
후발주자이기는 해도 항우연은 다수의 소형기 개발 경험과 지능형 항법 시스템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스마트무인기 등 첨단 무인기 개발 사업을 통해 신개념 비행체 개발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다는 평가다.
이대성 항우연 항공연구본부장은 “PAV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로서 정부차원의 집중적 투자가 이뤄진다면 선진국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며 “소수 국가와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일반 항공기보다는 PAV를 위시한 미래형 항공기 시장이 국가적으로도 투자 대비 효용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 교수 역시 “한국의 지상교통시스템은 포화상태로서 철도 등 대체 운송 수단으로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막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한국에서의 PAV 도입은 국토의 효율적 활용과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비효율을 해결할 궁극적 대안의 하나”라고 피력했다.
PAV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로서 정부차원의 집중적 투자가 이뤄진다면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
INTERVIEW
이대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본부장
Q. 항우연의 PAV 기술 개발 계획은? PAV는 선진국의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아 우리도 시장 선점이 가능한 분야다. 이에 PAV 핵심·원천기술을 분석, 중장기 기술로드맵을 수립했으며 정부 주도의 장기 계획 하에 체계적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음을 유관 부처에 건의한 상태다.
Q. PAV 상용화를 위한 선결 과제는? 우선 국제협력을 통해 PAV 세계 표준을 선도하고 시장 개척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또 정보기술(IT), 통신, 자동차 등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한 기술을 활용해 PAV의 파급력을 극대화할 핵심 기술을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PAV의 상용화에 대비해 관제·안전·인증 등과 관련한 법규의 제정 및 정비도 요구된다.
Q. 현재 다양한 형태의 PAV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그 전망은?
PAV가 대중화 된다면 아마도 지금의 자동차 시장과 비슷한 패러다임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는 기초적 기능을 가진 모델들이 시장을 형성하고 향후 소비자의 요구가 증대되면 좀 더 고급스럽고 편의성 높은 형태의 PAV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결국 PAV는 도심 내에 마련된 활주로를 이용해 이착륙하는 STOL 형태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VTOL로 진화가 예상된다.
Q. PAV의 상용화 예상시기는?
현재의 항공기술과 인프라 수준을 고려할 때 대다수 전문가들은 2030년 이후를 PAV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으로 예견한다.
Q. PAV 개발에 있어 우리나라의 강점이 있다면?
최근항공우주 선진국들이 경제적 침체를 겪고 있다. 때문에 현 시점이야 말로 미래 항공시장 선점을 위한 선행기술 투자의 최적기라 할 수 있다.
또한 국내 항공산업계에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고 역량을 집결하기 위해서도 PAV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꼭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세계 최강이라 할 수 있는 국내 전자, IT 기술을 유·무인 항공기 기술과 접목시킨다면 미래 PAV 시장을 우리가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
2. 하늘을 나는 자동차, 꿈을 현실로
7월 말 시카고오헤어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3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에어벤처 오시코시 2011’ 에어쇼 행사장.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 항공기들의 각축장이라는 명성답게 드넓은 행사장 곳곳은 전 세계에서 찾아온 사람들로 온통 북새통을 이뤘다.
그중에서도 유독 많은 관람객들이 운집한 부스에 들어서자 미국 항공전문기업 테라퓨지아의 하늘을 나는 자동차 ‘트랜지션(Transition)’이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내년 공식 시판을 앞둔 트랜지션은 미래 교통수단의 혁명을 불러올 PAV의 성패를 가늠할 테스트베드로서 일거수일투족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태다.
미국 오시코시=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PAV 성패의 시금석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트랜지션의 상용모델을 출시, 첫 고객에게 인도할 계획입니다.” 에어벤처 오시코시 행사장에서 만난 테라퓨지아의 리처드 거쉬 부사장은 그동안 몇 차례의 출시 연기가 있었지만 내년 상용화에는 큰 물의가 없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그는 또 “2009년 이래 28회의 비행을 성공리에 마쳤을 만큼 기술적 완성도는 상용화 수준에 이르렀다고 확신한다” 고 강조했다.
이러한 트랜지션의 상용화는 단순히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는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2인승 경량 항공기에 도로주행 능력을 부여하는 형태로 설계된 분명한 항공기라는 점에서 트랜지션은 미래 교통시스템 혁명의 주역으로 각광 받고 있는 PAV의 가능성과 기술적·사회적·제도적 장벽들을 미리 확인해 볼 더없이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거쉬 부사장은 “트랜지션이 PAV의 개념에서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실용화에 가장 근접한 PAV의 일종임에는 틀림없는 만큼 트랜지션의 성공은 PAV 연구 활성화와 기술적 지향점 설정에 직·간접적 지표를 제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안병호 조지아텍 항공시스템디자 인공학과 교수 역시 이에 동의한다. 안 교수는 “트랜지션은 공상과학적 단계에 머물던 PAV 연구를 현실 무대로 격상시킨 존재”라고 평가하며 “현 인프라 조건과 법 규정의 제한 요소를 어떻게 타개할지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2주 교육 이수하면 누구나 운전
PAV의 관점에서 트랜지션은 폭 3m 의 접이식 날개를 채용, 비행과 도로주행이 모두 가능한 듀얼모드 모델이자 이·착륙 시 활주로가 필요한 단거리이착륙(STOL) 모델로 분류된다. 사용자는 거주지 인근의 비행장까지 도로로 이동한 뒤 날아올라 목적지 주변의 비행장에 착륙, 다시 도로로 이동하는 식으로 운용하게 된다. 항공모드에서는 최대시속 185㎞, 순항속도 시속 172 ㎞로 약 740㎞를 비행이 가능하며 지상 모드의 최고시속은 128㎞다.
또한 고강도 경량 탄소섬유로 동체를 제작, 중량이 1,600㏄급 승용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50㎏에 불과 하며 F1 머신 스타일의 복합소재 안전 케이지,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 에어백 등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구비돼 있다. 거쉬 부사장은 “이륙을 위해 518m의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항공유가 아닌 일반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 토록 설계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고 강조했다.
특히 트랜지션의 최대 장점은 조종을 위해 장기간의 면허 취득 절차가 불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경량스포츠항공기(LSA)로 분류되면서 운전면허가 있다면 누구나 20시간의 비행훈련을 통해 손쉽게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이에 테라퓨지아는 향후 고객들을 위해 2주 일정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용할 계획이다.
이대성 항우연 항공연구본부장은 “초기의 PAV는 트랜지션과 같은 STOL 모델에 스마트 항법시스템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될 것”이 라며 “궁극적 지향점은 전문적 항공기 조종 교육 없이 운전면허 수준의 최소 교육만으로 운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자율성 높은 PAV의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트랜지션은 항공유가 아닌 차량용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한다. 항공모드에서의 연료 소모량은 시간당 18.9ℓ며 지상모드의 경우 1ℓ당 14.9㎞의 연비를 나타낸다.
제도적·기술적 걸림돌 넘어야
현재 테라퓨지아는 트랜지션 상용화 이후 매년 100여대를 제작·판매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판매 가격은 럭셔리 자동차의 대명사인 벤틀리보다도 비싼 28만 달러로 책정될 예정이지만 이미 약 100여명의 고객들이 1만 달러의 선금을 내고 트랜지션과 조우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트랜지션의 성공적 데뷔에는 반드시 넘어야할 제도적·기술적 장벽이 남아있다. 시판을 위해서는 항공기와 자동차 분야 모두에서 정부 당국이 요구하는 규제를 뛰어 넘어야만 한다.
긍정적 부분이라면 지난달 미 연방 항공청(FAA)의 LAS 최대이륙 중량 면제 특별승인을 받은 것이다. 거쉬 부사장은 “기존 규정상 LSA의 최대이륙 중량은 600㎏으로 제한됐지만 트랜지션은 예외적으로 650㎏을 인정받았다”며 “시제품 충돌실험을 거쳐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으로부터 규격 예외 자동차 운행 허가도 획득했다”고 밝혔다.
최소한의 상용화 기반은 확보된 셈이다. 거쉬 부사장은 이어 “이제는 확고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입증해 실질적인 판매승인을 이끌어내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며 “도로주행 항공기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교통수단에 보험을 들어줄 모험적인 보험사를 찾아내야 하는 것도 당면과제의 하나”라고 말 했다.
INTERVIEW
리처드 거쉬 테라퓨지아 부사장
“트랜지션은 도로주행 항공기이기 때문에 기존 자동차나 항공기보다 뛰어난 주행·비행성능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차세대 교통수단으로서의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리처드 거쉬 테라퓨지아 부사장은 트랜지션이 PAV 시대를 열어젖힐 기폭제로서 인간 삶의 방식을 바꾸는 개인운송 수단의 혁명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사실 트랜지션은 엄격히 말해 도로주행 항공기의 첫 번째 모델은 아니다. 그 효시는 1956년 미국의 전직 해군조종사 몰트 테일러가 고안한 ‘에어로카(Aerocar)’다. 거쉬 부사장은 “에어로카는 비행 시 마다 주날개와 꼬리날개를 탈·부착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랜지션은 장거리를 비행해 날아간 뒤 일반 자동차처럼 도로를 주행해 주택의 차고에 주차할 수 있다”며 “바쁜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효용성 높은 개인용 항공기로서 가치가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테라퓨지아는 오랜 실험을 거쳐 동체 중량은 낮추면서 내구성을 높이는 비책을 찾아내기도 했다. 바로 송진과 비료였다. 거쉬 부사장은 “정확한 성분과 조성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탄소섬유 패널 내부에 송진과 비료를 넣자 내구성의 획기적 증진이 발현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사이드미러 대신 비디오카메라를 채용, 공기역학성을 제고했고 방풍유리 장착형 스크린도 탑재했다.
핵심 관심사 중 하나인 안전성과 관련 그는 “최근 모델은 초창기 모델과 달리 GPS 내장형 조종계기판이 장착돼 있어 안전성이 향상됐다”며 “동체 내부에 낙하산을 내장, 비행 중 비상상황 발생 시 조종석의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 안전한 착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거쉬 부사장은 당분간 PAV 시장은 수직이착륙보다는 단거리이착륙 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수직이착륙은 중량 대비 추력, 안전성, 비용 등의 측면에서 시기상조”라며 “트랜지션처럼 경량항공기에 제한된 수준의 도로주행 능력을 추가하거나 자동차에 제한된 비행기능을 덧붙이는 PAV가 현실적 대안”이라고 밝혔다.
플라잉 험비
DARP 트랜스포머(TX) 프로젝트
트랜지션과 함께 미국에서 주목받는 PAV 프로젝트로 ‘트랜스포머(TX)’를 들 수 있다.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작년 4월 발표한 TX프로젝트의 목표는 비행 능력을 갖춘 군용 험비의 개발이다. DARPA가 내세운 조건은 크게 7가지. 화물탑재량 450㎏, 항속거리 480㎞, 수직이착륙 기능, 4인의 탑승인원, 오프로드 주행 능력, 경량항공기 수준의 순항속도, 신속한 주행- 비행모드 전환 등이 그것이다.
DARPA의 발표 직후 미국 항공업계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많은 기업들이 DARPA의 요구에 맞춘 콘셉트 모델을 설계, 수주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콘셉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텍스트론의 ‘플라잉 험비’와 AVX 에어크래프트가 내놓은 ‘AVX TX’ 등 2종이다.
안병호 조지아텍 교수는 “기존 험비 수준의 오프로드 특성을 유지하면서 수직이착륙 능력을 확보하는 게 최대 기술적 난제로 보인다”며 “고강도의 경량 소재 개발, 중량 대비 추력이 높은 추진시스템 관련 연구가 필요하지만 DARPA의 막강 자금력이 뒷받침 된다면 불가능한 과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