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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선정] 올해의 10대 과학자 ④ 분자 영화제작자

고분자 움직임을 시각화 해 효과적인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기여

지난 10년간 파퓰러사이언스는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들을 찾아왔다.

그리고 그만큼의 세월 동안 그들의 지성과 창의성에 감동을 받아왔다. 지금껏 선정된 90명과 마찬가지로 올해 선정된 10명의 혁신적 과학자들도 과학이 어디까지 진보할 수 있는지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효과가 우수한 약을 만들거나 저비용 진료기술을 개발,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모색하기도 했으며 태양 플라즈마, 기하학의 새로운 방법론 등 한층 형이상학적이고 개혁적인 연구로 도전자 정신을 실천하는 경우도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대부분이 40세 미만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미래는 창창하며 그만큼 과학의 미래도 밝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봐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들 때문이다.


PHOTOGRAPHS BY JOHN B. CARNETT

하심 M. 알-하시미 37세 미시건대학 생물 물리학
하심 알-하시미는 매일 아침 일출 전에 10㎞씩 달리기를 한다. 비가 오건 말건, 여름이나 겨울이나 상관없이 뛴다. 그는 주로 산길을 골라 달리는데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르막을 내달리며 근육의 통증이 극대화되는 순간, 정신이 가장 맑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연구에 필요한 대부분의 생각을 산 정상에서 한다. 이렇듯 운동은 그가 분자의 시각화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준 원동력의 하나가 됐다.


알-하시미는 직접 개발한 컴퓨터 알고리즘과 핵자기공명영상(NMRI) 장치를 사용해 원자단위에서 RNA와 DNA의 뒤틀림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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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계는 오랫동안 이 둘의 구조가 상대적으로 유연하지 못하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알-하시미는 RNA가 한 가지의 두드러진 형상을 유지하는 대신, 원자가 RNA 결합부 주변을 회전할 때 여러 가지 형상으로 구부러지거나 움찔거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형상들은 모두 RNA를 타깃으로 삼은 의약품의 잠재적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는 이 방법으로 이미 ‘네틸마이신’이라는 분자를 규명한 바 있다. 이 분자는 RNA에 결합,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인 HIV에 대한 단백질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HIV의 복제를 막는 역할을 한다.

예일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한 직후, 한 연구실 동료가 미오글로빈 단백질을 시각화했는데 그것을 어떤 3D 형상에도 맞출 수 없었다.

알-하시미에게 이는 단백질이 움직였다는 명백한 증거로 보였다.

생물학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움직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당시 대다수 생물학자들은 생물학적 고분자가 움직인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분자 움직임의 시각화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현재 미시건주 남동부 앤 아버에 9년째 살고 있고 있는 알-하시미는 자신이 설립한 생명기술 신생기업 나이미럼(Nymirum)에서 과학자들에게 조언을 해주면서 DNA 분자의 더 큰 부분을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알-하시미는 인생 대부분을 떠돌아 다녔다.

레바논 내전 직전에 태어나 그리스로 피난했고 이후에도 이탈리아, 요르단, 웨일즈, 잉글랜드 등을 전전했다. 지금처럼 한 곳에 오래 정착한 게 매우 낮선 경험이라고 말할 정도다. 어쨌든 그는 여전히 해가 뜨지 않은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한다.

“눈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 세상에는 오직 저와 제 두뇌만 있을 뿐입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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