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델이 내부 사업전문가와 접촉하다

DELL GETS IN TOUCH WITH ITS INNER ENTREPRENEUR

델이 HP, 오라클과 같은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IT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근본으로 돌아가고 있다.
By Anne VanderMey
번역: 조한준 theperfectparagon@gmail.com
PHOTOGRAPH BY MATTHEW MAHON


포레스트 노로드 Forrest Norrod는 조악한 사업체 운영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 5년 전 한 대기업의 컴퓨터 데이터센터 설계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노로드의 상태는 서버 선반의 길이를 재야 할 때 자가 없으면 종이지폐를 이용할 정도로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한 엔지니어는 자신의 차고에서 특별한 서버 새시를 만들었다. 또 파워 서플라이를 접착테이프로 부착한 직원도 있었다.

하지만 노로드가 소규모 신생기업에서 일했던 건 아니었다. 노로드는 거대 컴퓨터 기업 델을 위한 사업부를 준비하고 있었다. 델의 CEO 마이클 델이 내린 지시는? 마이클 델이 28년 전 자신의 텍사스 대학 기숙사 방에서 동명의 컴퓨터 제조업체를 세울 때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관리하라는 것이었다.

한때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였던 델은 현재 HP와 레노보 Lenovo에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기업 컴퓨터 시장에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서비스까지 보다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판매하는 HP와 IBM, 오라클과 경쟁하고 있다.

그래서 델이 사이버보안과 데이터센터 설계 및 관리와 같은 새로운 분야에 진입할 때, 임원들은 창조성을 높이고 관료주의를 낮추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도록 함으로써 델의 창업정신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스티브 펠리스 델 그룹 사장은 "대부분이 PC제조업체로 알고 있는 델을 솔루션 회사로 탈바꿈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의 많은 부분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델은 간섭을 하지 않는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노로드의 사업부는 텍사스 라운드 락 Round Rock 에 있는 본사에서 8마일 정도 떨어진 델의 파머 사우스 캠퍼스 Parmer South campus 에 위치해 있다. 46세의 임원인 노로드는 본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 가이드라인이라도 모두 지킬 필요는 없다는 다짐을 받아냄으로써 본사의 협조를 이끌어 냈다. 노로드는 한 회사를 세울 땐 "냅킨에 그림을 그리는 크레용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할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노로드가 이끄는 사업부는 직원이 10명에서 500명 정도로 늘었고 연 매출도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와 유사하게, 델은 지난해 본사와 운영진이 분리된 시스템 관리 회사인 KACE를 인수했다.

사내 혁신 노력이 모두 성공하지는 못한다. 독자적으로 운영된 델의 통신 사업부는 스마트폰 사업이 대실패로 끝난 후 지난해 해체됐다. 바바 시브 Baba Shiv 스탠퍼드대 교수는 사실 대기업은 위험에 거부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신생기업의 정신을 접목시키고자 할 때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델의 경우에는 좀 더 신생기업에 가깝게 사업을 펼치는 것이 덩치가 더 큰 IT 경쟁사를 물리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일 수도 있다.

운 좋게도 델에겐 마이클 델과 같은 롤 모델들이 있다. 포레스트 노로드도 거기서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관련기사



FORTUNE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