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민간우주기업 버진 갤럭틱과 스페이스X는 정기적인 준궤도 및 궤도비행선을 발사, 상용 민간우주여행 시대를 열 것이다. 하지만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2009년 미 연방항공청(FAA)은 아마추어 로켓제작자들도 고도 150㎞까지 오를 수 있는 로켓의 발사를 허용했으며 복합소재와 전자추적시스템의 가격하락에 힘입어 이제는 중소업체나 개인들조차 이 같은 로켓의 개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6월 덴마크의 소규모 비영리 우주단체인 코펜하겐 서브오비탈스는 발트해에서 중량 653㎏의 로켓을 3.2㎞ 이상의 고도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단돈 10만 달러의 예산으로 말이다. 아직 궤도비행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이 회사는 올 여름 고도 56㎞를 목표로 2차 발사를 준비 중이다. 궁극적 지향점은 버진 갤럭틱과 같은 유인 우주비행이다.
올해는 또 '카맥 100킬로피트 마이크로 프라이즈'의 우승을 놓고 여러 팀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천재 게임 프로그래머 존 카맥이 2011년 제정한 이 상은 10만 피트(30.5㎞) 이상 상승하는 로켓을 최초로 만든 팀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작년 9월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데릭 드빌의 145㎏짜리 로켓이 92초만에 36.9㎞에 도달했지만 기록 확인에 필요한 GPS 데이터 저장에 실패하며 아쉽게 상금을 놓친바 있다.
뉴질랜드의 한 참가팀도 작년 12월 로켓 발사를 시도했으며 이들 외에 발사를 앞두고 있는 팀이 2곳 더 있다.
이 점에서 올 초에는 우승자가 가려질 개연성이 매우 높으며 이는 DIY형 우주개발 프로그램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콘솔을 탈출한 비디오게임
올 하반기 닌텐도는 신개념 게임컨트롤러 '위 유(wii U)'와 차세대 비디오게임 콘솔을 출시한다. 닌텐도는 이르면 2013년부터 이들이 플레이스테이션3와 X박스 360을 대체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의 경우 최신 게임기들은 그래픽 성능에서 강력한 비교우위를 가졌다. 하지만 그 외의 부분은 별다를 바 없었고 그나마 디스플레이의 기술발전으로 게임기의 그래픽 우위도 오래가지 못했다. 이에 닌텐도를 포함한 관련업체들은 지금 게임 체험 자체를 확장시키려 한다.
일례로 위유는 대형 컨트롤러로 돌파구를 삼았다. 이 컨트롤러는 기존 게임컨트롤러처럼 TV와 연동되는 것은 물론 독립적인 운용도 가능하다. 6.2인치(15.7㎝) 터치스크린과 스피커, 자이로스코프, 가속도계, 전방 카메라 등이 채용돼 있기 때문이다.
태블릿 PC로 인해 이런 종류의 기기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콘솔제작사들이 하나의 기기에서만 게임을 즐기도록 제한하면 안 된다고 판단한 것도 아이패드와 같은 태플릿 PC의 보급 확산에 의해서다.
소니와 MS는 아직 차세대 콘솔의 세부사양을 정하지 않았지만 게임연구기업 M2의 창립자 완다 멜로니는 이들 역시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채용할 거라고 예견한다. 덕분에 우리는 어쩌면 콘솔에 저장한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이어서 플레이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이런 변화는 게임타이틀의 공급방식도 바꿔놓을 수 있다. CD가 아닌 온라인으로 다운로드하는 클라우드 기반 콘텐츠가 대세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 때문에 기존의 콘솔 시장이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에만 '헤일로4', '디아블로3', 'GTA5' 등 게이머들을 흥분시킬 대작게임들이 줄줄이 출시될 예정이다.
힉스입자와 표준모델 진위 규명
빅뱅 당시 폭발하던 뜨거운 우주는 소립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소립자는 질량이 없다.
이런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한 존재가 '힉스 역장(Higgs force field)'이다. 힉스 역장이 냉각, 응축돼 초유체(quantum liquid)가 되면서 다른 입자들을 끌어당겨 질량을 갖게 한 것.
이후 이 초유체 입자들에 물결이 일면서 '힉스 입자'라는 새로운 입자가 탄생했다.
이는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밝힌 현대 입자물리학 이론인 '표준모델'의 근저를 이루는 이야기다. 그리고 지금까지 표준모델에서 언급된 소립자들은 모두 발견됐다. 오직 힉스 입자를 제외하고 말이다.
현재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인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를 통해 1년 넘게 신(神)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 입자를 찾고 있다.
올 겨울이면 힉스 입자를 발견, 표준 모델을 완성하든지 영원히 찾지 못하든지 결판날 것이다. LHC에서 연구 중인 존스홉킨스대학 물리학자 안드레이 그리천 박사는 이렇게 되묻는다.
"둘 중 어떤 시나리오가 우리에게 더 흥미로울까요?"
LHC는 두 개의 입자 빔을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 빅뱅 직후 1조분의 1초 상태 를 재현함으로써 힉스 입자가 남기는 징후를 탐지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과거 실험결과, 0~114기가전자볼트(GeV) 사이의 에너지 영역에서는 힉스 입자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146GeV 이상에서도 그렇다. 결국 남은 것은 115~145GeV 영역 정도다.
학계에 의하면 올 여름쯤 신뢰도가 95%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물리학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결국 연말에 이르러야 100%에 육박하는 결론이 도출될 것이다. 참고로 힉스 입자가 발견되면 물리학자들은 또 다른 당혹스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표준모델은 모든 입자를 두 가지로 분류한다.
서로 결합해 물질이 되는 입자와 전자기· 중력·강한 핵력(核力)·약한 핵력 등 4가지 힘을 운반하는 입자가 그것이다. 문제는 힉스 입자가 이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학자들은 이를 정의내리기 위해 골치를 썩여야한다.
그런데 혹여 힉스 입자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이때는 힉스 입자가 존재하지만 그 징후가 우리 생각과 다르거나 표준모델에 치명적 결함이 있음을 뜻한다. 만일 후자라면 질량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사라지게 된다. 존스홉킨스대학 물리학자 조너선 배거 박사의 말이다.
"매우 흥미진진하면서도 너무 겁나는 상황임에 틀림없습니다."
중국 과학강국 약진
미국의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비는 세계 최대인 약 4,000억 달러였다. 이는 2위를 차지한 중국보다도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하지만 올해 미국이 예산을 줄인 반면 중국은 투자확대를 꾀하고 있다.
사실 중국은 오랫동안 과학분야 연구·투자보다는 근대화에 노력을 쏟았다. 1980년대는 대외무역개방을 실시, 경제 활성화를 모색했고 1990년대는 해안 산업지대에서의 저임금 생산에 주력해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부각시켰다. 그리고 현재는 그간의 경제성장을 내륙도시로 전이시키는 것을 핵심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현 시진핑 부주석이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지도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그동안 성장의 모태가 됐던 저임금 생산시스템을 고수할 수 없게 된 것.
2010년 국내총생산(GDP)의 1.8% 수준이었던 연구개발 예산이 새로운 5개년 계획에서 2.2%로 증액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영국 왕립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2013년에는 과학 논문 발표 숫자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지르게 된다.
또 내년에 무인우주선 선저우 9호와 10호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1호와 성공적으로 도킹하게 되면 중국은 미국과 소련의 우주 개발경쟁 시대 이후 처음으로 독자 유인 우주 개발 프로그램을 실행한 국가에 등극한다.
이 모든 점을 고려했을 때 중국이 미국을 위협할 만큼 무서운 속도로 과학강국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 선거와 환경규제
물리적 관점에서 기후변화는 올해나 내년이나 똑같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치적 관점에서라면 2012년은 특히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 방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지가 판가름 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 지구 온난화 방지 노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자국의 탄소발자국 저감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반면 예산절 감에는 엄청난 관심을 표명, 그 일환으로 탄소발자국 저감 법안들이 도출되고 있다.
실제로 상원의원 14명과 하원의원 38명은 석유와 가스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하면 10년간 1,220억 달러의 적자 해소가 가능하다며 슈퍼위원회 구성을 요구했고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10년간 4,370억 달러의 적자를 줄일 탄소세 법안을 다시 들고 나왔다. 덧붙여 미 환경보호청(EPA)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직접 제한하는 법안과 한층 강화된 배기가스·폐수· 고형폐기물 배출규제 법안을 만들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사건이 올해 예정돼 있다. 바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선거다.
사실 2010년 이래 공화당 하원의원 중 다수가 환경보호법안의 통과와 실행을 막는 데 170표를 행사했다.
대통령의 거부권과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의 반대로 이 시도의 대부분은 실패했지만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역전될 수 있다. 기후변화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입법활동으로 인해 새로운 환경규제는 철회될 것이고 EPA의 힘도 약화될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지구와 인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ANOTHER 이슈 12選 지구 근접 소행성 1월 31일 길이 33㎞의 소행성 '에로스(Eros)'가 지구와 2,655만4,000㎞ 떨어진 곳을 지나친다. 1.76년 주기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에로스가 지난 37년 중 지구와 가장 가깝게 근접하는 것으로서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의 소형 망원경으로도 관측 가능하다. 새로운 인류의 조상 올 가을이면 고고학자들에 의해 인류의 초기 조상으로 알려진 '리틀 풋(Little Foot)'의 유골 분석이 완료된다. 때문에 인간 진화의 비밀이 한꺼풀 더 벗겨질 전망이다. 리틀 풋은 남아공의 스테르크폰테인 동굴에서 유골이 발견된 300만년 전의 원시인이다. 해양 미스터리 버스터 올 가을 미국 해양관측이니셔티브(OOI)의 일환으로 '글라이더스(Gliders)'라고 명명된 무인 수중탐사선들이 오리건주, 뉴잉글랜드주 인근의 물 밀도와 플랑크톤 개체수 관련 정보를 보내온다. 이는 7억6,000만 달러 규모의 OOI 프로젝트에서 도출한 최초의 구체적 성과가 될 것이다. (2011년 5월호 '바다를 살리는 7가지 방법' 참조) 울트라 슈퍼컴퓨터 올 5월이면 IBM이 20페타플롭급, 즉 초당 2만조회의 연산능력을 갖춘 슈퍼컴퓨터 '세쿼이아(Sequoia)'를 완성한다. 이는 현존 최고 슈퍼컴퓨터보다 2배나 빠른 연산능력이다. 세쿼이아는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에서 핵폭발과 지구 기후시스템 시뮬레이션에 활용된다. 럭셔리 전기차 판매 하이엔드 전기자동차 전문기업 테슬라모터스가 올해 7만7,400달러짜리 럭셔리 전기차 세단 '모델 S'의 고객인도를 개시한다. 이 차량은 리튬이온전지를 채용, 1회 충전으로 최대 480㎞를 주행할 수 있다. 튜링 탄생 100주년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은 1912년 6월 23일 태어났다. 올해는 그의 탄생 100주년이 된다. 전 세계 컴퓨터공학자들은 컨퍼런스와 특별전 등을 통해 이를 기념할 계획이다. 특히 인간과 동일하게 반응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대회인 '튜링테스트 경진대회'도 예정돼 있다. 자이언트 해상 풍력발전단지 175대의 해상 풍력 터빈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해상 풍력발전단지 '런던 어레이 (London Array)'가 올 연말 가동된다. 영국 해안에서 20㎞ 밖 해상에 조성되는 런던 어레이의 전력 생산능력은 무려 630㎿. 이는 47만 가구가 사용하기에 충분한 전력량이다. 핵융합으로 순에너지 생산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의 국가점화설비(NIF) 연구팀은 수소가 충전된 표적에 192개의 레이저를 발사,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순에너지(net energy) 획득을 노리고 있다. 순에너지는 투입된 에너지보다 많은 에너지가 산출됐을 때 순수하게 얻어지는 에너지를 뜻하는 말로 과거 핵융합실험에서는 항상 투입에너지보다 산출에너지가 적었다. NASA 큐리오시티 화성 탐사 올해 8월 6일 역대 가장 덩치 크고 많은 장비를 갖춘 행성탐사용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화성에 착륙한다. 예상수명 700일, 하루 이동거리 200m의 이 로버는 레이저로 암석을 기화시켜 화학적 조성을 분석하고 생명체 생존에 필요한 화합물을 찾을 수 있다. 수압파쇄공법 환경영향평가 미 환경보호청(EPA)이 민감하고도 논란 가득한 문제, 즉 천연가스 채굴을 위한 수압파쇄공법이 식수를 오염시키는지 여부를 연구한 보고서를 올해 중 발표한다. 이 부분에 대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정밀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자들은 미국 4개주의 천연가스 시추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조사하고 수압파쇄공법 사용 전후의 수질을 면밀히 관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탄소배출권 거래제 올 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시작한다. 온실가스 배출한도가 정해지면 2013년부터 한도 이상을 배출하는 곳에서는 돈을 내고 배출권을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1톤당 15달러로 예산된다. 참고로 일반 화력발전소의 경우 15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연어들의 새 삶터 미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50여년간 일부 강바닥이 메말라 있었던 캘리포니아주 샌와킨강을 복원, 연어를 방류할 예정이다. 향후 연구팀은 최대 2,000마리의 연어에 태그를 부착, 회귀 비율과 번식능력을 분석하게 된다. |
STORIES BY Lauren Aaronson, Clay Dillow, Ann Finkbeiner, David Roberts, Matthew Shaer and Matthew Ygles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