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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INTERVIEW] 권면 국가핵융합연구소장

"올해는 핵융합 파생기술 상용화의 원년"

"핵융합 연구는 국가 차원의 로드맵을 가지고 이뤄지는 장기적 관점의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연구 성과에 내실을 기하는 동시에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연구자들에게 보다 많은 자율성을 보장, 창의적 연구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힘써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정부가 핵융합 기반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부터 2016년까지 9,996억원을 투자하는 '제2차 핵융합에너지개발진흥기본계획'을 심의·확정하며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 권면 소장은 올해 연구소의 내적 지향점을 이렇게 밝혔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Q. 작년 9월부터 3대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을 맡고 있는데
기관이 이제 걸음마를 떼고 도약하려는 중요한 시기에 수장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아이의 모습을 벗어나 이제는 조금이나마 성숙한 맛이 풍기는 연구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여러 가지로 복잡한 전환기지만 전임 소장이 힘들게 시작한 사업들을 차질 없이 마무리 짓고 미래에 찬란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씨를 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핵융합 연구는 국가 차원의 로드맵을 가지고 이뤄지는 장기 프로젝트로서 많은 자원이 필요한 거대과학 사업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거대과학 프로젝트들이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적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정해진 로드맵에 맞춰 차근차근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국가적 관리체계가 구축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지속적인 지원에 더해 꾸준한 성원과 격려도 필요하다. 이런 바탕 위에서라면 어떤 기술적 난관도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임기 중 중점 추진사항은
자율성 보장을 통한 창의적 연구성과 도출에 주력한다는 내적 목표에 더해 대외적으로는 태양을 모사한 초전도 핵융합장치(KSTAR)를 운용, 국내를 넘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핵융 합연구소의 수장으로서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KSTAR 운영을 고도화하고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사업에 적극 매진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금년부터 국가 핵융합에너지개발 로드맵이 2단계에 들어섰다. 오는 2021년까지 추진될 2단계에서는 데모 플랜트 기반기술을 연구·개발하여 1단계에서 확립한 핵융합에너지 개발 추진 기반을 바탕으로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제2차 핵융 합에너지개발진흥기본계획 기간 동안 선진국들은 핵융합로 설계 및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해 자체 연구 개발은 물론 ITER 등과의 국제 공동 연구 개발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KSTAR와 ITER 사업의 결과를 핵융합로 기반 기술 개발에 연계·활용하는 한편 향후 건설될 한국형 핵융합로의 개념 및 계통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임기 중 이런 기본 계획을 바탕으로 KSTAR 를 새로운 운전 영역으로 진입시키고 ITER 사업의 경우 조달 계약의 70%를 완료할 예정이다.

Q. 그동안 KSTAR의 주요성과가 있다면
그간 KSTAR는 첨단 초전도 핵융합장치에 걸맞은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며 전 세계 핵융합 연구의 중심장치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ITER 의 운전을 위한 여러 이슈들을 사전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KSTAR에 대한 각국의 관심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일례로 KSTAR는 초전도 핵융합 장치로서는 세계 최초로 지난 2010년 11월 고성능 플라즈마 밀폐 상태인 'H-모드'를 달성했고 작년에는 핵융합계의 최대 난제 중 하나로 꼽혔던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의 제어에 성공하는 등 값진 성과들을 다수 도출했다.

H-모드 상태에서 ELM 제어는 현존하는 전 세계 토카막형 핵융합 장치들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며 ITER 장치를 비롯해 향후 핵 융합로의 안정적 운전을 위해 반드시 개발돼야 하는 핵심기술이다. 이중 ELM 제어는 ITER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핵융합연구소는 ITER 사업에서 우리나라의 조달품목 채용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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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KSTAR 운영계획과 목표 연구성과는
이제 핵융합의 모든 분야에서 본격적인 연구 성과가 나오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금년 KSTAR 는 세계적 수준의 플라즈마 물성 분석·연구를 위해 첨단 진단계의 운용 및 중성입자빔 가열 장치의 출력증가(3㎿급)를 실현할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장펄스 H-모드 구현, H-모드에서 발생되는 플라즈마의 불안정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억제함으로써 완벽한 플라즈마 형상 제어 등 장시간 플라즈마를 유지할 수 있는 실시간 플라즈마 형상 제어 안정화 및 최적화를 꾀할 방침이다.

덧붙여 KSTAR 2단계 운영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아 KSTAR를 활용한 물리적 실험 뿐만 아니라 주요 분야별 시뮬레이션 연구를 수행,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ITER 운영 및 핵융합 상용화의 현안 해결을 위한 실질적 연구 성과 창출에도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바로 이 같은 노력들에 힘입어 KSTAR와 ITER 사업에서 얻은 성과를 향후 건설될 한국형 핵융합로의 개념 및 계통 설계에 적극 반영 하겠다는 것이다.

Q. 플라즈마 응용기술 상용화에 대한 세간의 기대도 높다
그렇다. 올해는 군산에 건립된 융복합 플라즈마 연구센터를 활용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플라즈마 응용기술 상용화를 본격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신소재 산업분야에 폭넓게 적용 가능한 플라즈마 응용기술 연구를 수행, 궁극적으로 핵융합 파생기술 상용화의 거점기지로 육성해 나갈 것이다.

Q. ITER 사업의 금년도 중점 추진 사항은
ITER 장치가 설치되고 있는 프랑스 카다라시 현지에는 토카막 부지 정지 작업, PF 초전도 자석 설비동에 대한 건설이 공정에 따라 정상진행 되고 있다. 올해에는 500여명의 ITER 국제기구 연구 인력이 상주할 본부 건물 건설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KSTAR 건설을 통해 획득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ITER 주요장치의 조달품목 중 9개를 할당받아 개발·제작 중이다. 또한 핵융합 관련 국내 산·학·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ITER 국제기구에 지속적으로 인력을 파견 중에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ITER 및 타 회원국의 발주용역 수주를 지원하면서 국내 산업체의 기술역량 증진과 ITER 등과의 국제협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는 초전도체, 진공용기 본체, 포트 등 우리나라 조달품목의 제작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테스트 블랭킷 모듈 (TBM) 등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도 본격 추진된다.

특히 국내 산업체의 기술적 강점을 토대로 이미 할당된 조달품목 외에 공동참여국인 일본으로부터 TF 자석 구조물에 대한 수주가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핵융합연구소는 이와 궤를 같이해 ITER 파견인력을 28명으로 확대하고 기술용역이나 조달품목 제작 수주금액을 1,000억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Q. 정부출연연 단일법인화 개편과 관련해 예상되는 변화는 없는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로의 단일법인화 및 법인격 해체가 가져올 구체적인 법적, 제도적 영향은 현재 분석 중에 있지만 연구소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연구소와 달리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핵융합 연구 개발이라는 국가적 단일 연구목표를 위해 설립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초연구, 공학연구, 미래 발전로 연구, 그리고 파생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기존 4개의 강소형 연구조직은 연구의 수월성을 이룩하고 국가연구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목표를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출연연 개편을 포함, 올해는 외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견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과 준비에 충실해야 한다고 내부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변화의 시기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위기를 넘기 위해서는 기본기를 튼튼히 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한 발 먼저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기본은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에 질적·윤리적·방법적 측면에서 최적의 연구를 통해 최고의 결과를 창출하는 것 이다.

이에 맞춰 취임 후 수립한 경영목표에서도 자율과 책임 그리고 기본이 잘 다듬어진 성숙한 연구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바 있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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