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가와 기업, 인류를 위한 에너지혁명 스마트 그리드가 스마트한 세상 연다

② 스마트 그리드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타고 동쪽으로 30여 분을 달리자 멀리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열심히 돌아가는 풍력발전기 10여 기가 보인다. 그리고 10여 분을 더 달리자 바다 위에 떠 있는 풍력발전기가 오롯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제주시 구좌읍 스마트 그리드 실증 단지에 들어선 것이다. 기자는 그렇게 미래도시에 발을 디뎠다. 서울의 바람만큼 매섭지는 않았지만 제주의 바람은 훨씬 강했다. 단지 한쪽에 자리한 스마트 그리드 홍보관은 '지능형 전력망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증 사업 및 시장 창출을 위해 건설됐다.

이곳에서는 에너지의 생산, 활용, 저장, 기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지능형 전력망, 신재생 에너지, 전기자동차, 스마트 홈을 체험할 수 있다. 국가와 기업, 개인을 위한 에너지 혁명이라는 스마트 그리드가 기술검증을 마치고 광역화를 위한 사업단계로 들어섰다.

유부혁기자 yoo@hmgp.co.kr


"제레미 리프킨이 3차 산업혁명에서 주장한 '공유'라는 산업의 화두와 스마트 그리드는 맞닿아 있습니다."

지능형전력망협회 문호 부회장의 말이다.

제주 실증 단지 답사에 앞서 찾은 협회에서 문호 부회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는 이 사업이 우리나라의 경쟁력 제고에 어떤 산업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스마트 그리드는 창조적 융합이며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입니다"라며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 통신기술을 결합한 지능형전력망은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해 다양한 신비즈니스를 창출 할 것입니다"라고 내다봤다. 1887년 3월 6일 경복궁 안 건청궁에 전등이 켜진 이래 우리나라 전력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그리고 전력산업은 현대 산업의 원동력이 됐고 현대 문명사회를 유지해 나가는 기반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문호 부회장 말처럼 융.복합을 통한 현대 문명사회의 과제해결과 함께 혁명을 불러올 것이다.

지난 2012년 발생한 '9.15 순환단전'은 미래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솔루션이 더욱 분명하고 빨라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공급과 수요 어느 한 쪽을 무작정 늘리거나 줄이기보다는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다. 전력은 생산과 동시에 소비되고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업 부문은 국내 총 에너지 소비의 58%, 전력소비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와 전력의 최대 수요처다. 그런데 이들 산업 중 제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 CO2 배출량의 43%를 차지한다.

게다가 제품 생산 원가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인간이 만든 가장 거대한 시스템인 전력망. 이 거대한 시스템이 지능형 소비자(소비자의 수요반응을 통해 공급자에게 알려주는 양방향 정보교환)지능형 운송(전기자동차, 급.완속 충전기 개발 및 전기차 통신시스템) 지능형 전력망(전력망 고도화를 통한 불규칙한 공급과 수요에 대비한 능동적 대응) 지능형 전력서비스(통합운영센터를 통한 전력거래 및 수요관리시장 운영) 지능형 신재생(대용량 배터리를 활용한 신재생 에너지원 통합관리)이라는 5대 실증 분야를 바탕으로 스마트한 세상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전력 에너지 사용의 최적화라는 스마트 그리드 구축의 기본 목표는 모두 동일하다. 하지만 국가별로 그 추진 배경과 목표는 조금씩 다르다. 미국은 에너지 자립 및 노후 전력망의 현대화, 그리고 이를 통한 경기부양이 목적이다. EU는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 및 회원국 간 전력 거래 활성화, 일본은 태양광 발전의 계통연계를 위한 마이크로드 확산이 목적이다. 중국은 송전 계통의 강화 및 전력 자원의 최적 배분을 목표로 스마트 그리드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 실증 단지에서 만난 미래도시는 전력뿐 아니라 삶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스마트 그리드 세상에선 전기료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 시간에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력손실이 적어 대용량, 장거리 송전이 유리한 HVDC(기존의 교류 송전이 아닌 직류송전 시스템)로 대체된다. LS산전이 이 프로젝트를 제주에서 시행하고 있다. 전기 가격에 따라 집 안의 불필요한 조명 그리고 가전기기들은 알아서 꺼진다. 세탁기는 전기가 남는 시간에 저절로 돌아간다. 블라인드에 부착된 태양열 채집기는 집 안의 대체연료로 사용된다.

이를 LG 스마트 홈에서 만났다. KT가 운영하는 체험관에서는 최첨단 통신기술을 바탕으로 가정과 기업이 어떻게 관리되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잘 발달된 기술은 마술과 분간하기 어렵다. 스마트 그리드는 오늘은 마술처럼 보여지지만 내일을 위한 똑똑한 기술이다.



관련기사



FORTUNE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