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Since 1988, 25대 혁신 아이콘

25 Innovation for 25 Years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실제로 호돌이와 오륜기가 전국에 물결치던 1988년과 2013년의 우리는 25년의 세월 이상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지난 4반세기 동안 알게 모르게 우리 삶을 바꿔놓았었던 혁신 아이콘들을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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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과학칼럼니스트 enitel@hanmail.net



Aerospace




B-2 스텔스 폭격기 (1988년)

미국 군수기업 노스롭그루먼의 B-2 스텔스 폭격기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고 적국 후방으로 침투한다. 레이더 전파를 흡수할 수 있는 복합재로 동체를 제작했으며, 동체 형상 역시 레이더 전파를 산란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항속거리는 6,000해리(1만1,112㎞), 폭장량은 최대 20톤이며 현재 미 공군이 20대를 보유하고 있다.




티어 II 플러스 무인기 (1995년)
미 공군이 더 정확한 병기 조준과 성공적 화력 투사를 위해 텔레다인 라이언에 의뢰해 무인 스파이정찰기 '티어 Ⅱ 플러스'를 개발했다. 레이더와 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돼 있으며 기지에서 5,470㎞ 떨어진 곳까지 비행해 24시간 동안 정보를 수집한 뒤 귀환할 수 있다. 미 공군 최초의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인 '글로벌 호크'의 전신이다.



스페이스십 원 (2003년)
미국 스케일드 콤포지트가 유인민간우주선 '스페이스십 원'을 개발, 이듬해인 2004년 9월과 10월에 걸쳐 2주일 내에 세 사람을 고도 100㎞에 두 차례 올려놓아야 한다는 X프라이즈의 목표를 달성하며 상금을 차지했다. 이러한 스페이스십 원의 성공은 미국 내에 다수의 민간우주기업들이 설립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큐리오시티 로버 (2012년)
기존 화성 탐사 로버와 비교해 길이가 2배, 중량은 5배나 되는 큐리오시티가 작년 8월 화성에 안착했다. 4.8㎏의 플루토늄 238을 원료로 하는 핵발전기를 탑재, 1화성년(687일) 동안 최대 20㎞의 이동능력을 갖췄다. 이번 큐리오시티의 화성 착륙 성공에는 '스카이 크레인(Sky Crane)'이라는 신개념 낙하기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에어백으로 로버를 둘러싸서 떨어뜨리는 기존 스타일과 달리 강하모듈이 로버를 줄에 매달아 늘어뜨리는 방식이다.

Biotechnology, medicine



씨 없는 수박 (1988년)
씨 없는 수박은 지난 1947년 일본 교토대의 기하라 히토시 박사가 처음 개발했는데 새삼스럽게 왜 들먹이느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선 월드 인터내셔널의 씨 없는 수박은 맛과 질감이 가장 뛰어나며 지금까지도 팔리고 있다. 한 것이라, 뭐 이런 걸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떠드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선 월드 인터내셔널의 씨 없는 수박은 그 중에서도 맛과 질감 면에서 매우 뛰어나다. 또한 현재도 팔리고 있다.



포어러너 휴대형 제세동기 (1997년)
급성 심장발작이 일어난 환자의 생존 확률은 발작 이후 1분이 지날 때마다 10%씩 낮아진다. 현재 필립스가 판매 중인 포어러너(FourRunner)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휴대형 제세동기다. 단돈 4,000달러의 이 기기는 내장 컴퓨터 심전계로 정확한 전압을 측정한다. 필립스는 작년 가을 포어러너를 100만대나 출하했다.



오시리스 테라퓨틱스 줄기세포 연구 (1999년)
줄기세포는 인체의 어느 부분으로든 성장할 수 있는 세포다. 무엇으로 성장시킬지 인위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면 장기이식 역사에 혁신이 일어난다. 오시리스 테라퓨틱스는 1999년 유도된 골수 세포를 특정 유형의 결합조직으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실험을 통해 여러 세포 계보가 한 가지의 세포 유형에 결부될 수 있음이 증명됐다.



프로테아제 억제제 (1996년)
HIV 바이러스의 분열에 관여하는 효소를 차단, 증식을 억제하는 이 약의 개발로 에이즈 치료기술이 한 차원 진일보했다. 다국적 제약사 머크와 애보트의 연구소에서 처음으로 합성된 뒤 1996년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후 여러 가지 에이즈 치료제들이 출시됐으며 현재까지 HIV 및 에이즈 치료에 쓰이고 있다.



게놈 시퀀서 20 (2005년)
454 라이프 사이언스의 조나단 로스버그 박사는 의사들의 일반적인 진단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하고 신속한 게놈 서열 분석법을 창안하고자했다. 게놈 시퀀서 20이 바로 그 산물이다. 이 제품은 한 달의 시간과 30만 달러의 비용으로 광섬유 칩에 놓인 DNA 조각 수십만 개의 게놈 서열을 분석해낸다. 2007년 로스버그는 이온 토렌트를 창립했는데 지난해 하루 동안 1,000달러만으로 게놈 서열분석이 가능한 '이온 프로톤 시스템'을 출시했다.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카 (1997년)
토요타의 2004년형 프리우스가 미국 시장에 첫 출시됐을 때 평균 연비는 무려 ℓ당 23.4㎞에 달했다. 2010년형의 연비는 여기서 ℓ당 2.1㎞가 더 향상됐다. 특히 제동 시의 열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회생제동장치는 이제 모든 하이브리드카의 기본이 됐다. 프리우스의 성공 이후 많은 완성차 메이커들이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왕좌는 프리우스가 차지다.



18W 콤팩트 형광등 (1991년)
일반적인 형광등은 크기가 너무 커서 작은 조명기기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너비가 5㎝에 불과한 실바니아의 18W 콤팩트 형광등이 나오면서 형광등의 활용도는 한계를 모르고 넓어져 갔다. 형광등이 백열전구의 자리를 대체하며 퇴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콤팩트 형광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QFTV 가스 플라즈마 TV (1997년)
1990년대 SF 영화 속 TV는 벽에 걸 수 있을 만큼 가볍고 얇았다. 이윽고 후지쯔가 1997년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두께 10㎝, 42인치(106㎝)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QFTV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에 끼워진 가스 플라즈마 사이로 전류를 흘려 화면을 시현했다. 현재의 TV 시장은 LCD TV가 장악하고 있지만 벽걸이 TV의 개념을 처음 현실화한 장본인은 플라즈마 TV였다.



티보 (1999년)
티보는 그 이전에 나온 어떤 제품보다 TV 시청 방식을 강하게 바꿔 놓은 제품이다. 티보가 출시되며 본방사수는 구시대의 유물이 됐고,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됐다. 2005년 닐슨컴퍼니의 조사에 따르면 6년 동안 티보나 DVR을 사용한 프로그램 시청 빈도가 무려 4배가 늘어났다.



X박스 라이브 (2003년)
지금은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셋톱박스가 흔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인터넷에 접속해 게임을 즐긴다는 개념은 생소했다. 바로 그때 MS가 X박스에 연결, 인터넷 접속 기능을 구현해줄 70달러 짜리 허브 'X박스 라이브'를 선보였다. 초기 이 서비스는 새로운 레벨이나 병기처럼 게임의 부가 콘텐츠 다운로드 통로로 사용됐지만 추후 스트리밍이나 화상채팅이 가능하도록 신속히 기능이 확장됐다.



ABS V1 브레이크 (1990년)
앤티록식 브레이크(antilock brake), 즉 ABS 브레이크는 오늘날 모든 자동차 구동력 제어 시스템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 델코 모레인이 1990년에 처음 출시했으며 저렴한 가격과 기존 차량에 손쉽게 장착할 수 있는 편의성에 힘입어 대중화에 성공했다. 이 브레이크를 처음 채용한 기업은 GM이었으며 현대의 모든 ABS와 구동력 제어시스템이 ABS V1과 유사한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Car



디지털 카메라 (1991년)
요즘은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 게 디카지만 니콘 F3을 개조한 코닥의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이 없었다면 디카의 시대는 훨씬 늦어졌을지도 모른다. 당시 코닥의 엔지니어들은 F3의 후면에 130만 화소급 컬러/흑백 촬상소자(CCD)가 포함된 디지털 패널을 장착했다. 그리고 촬영한 사진을 미리보기 스크린이 채용된 외장 하드드라이브에 저장되도록 했다. 카메라 바디와 시스템이 분리돼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현재의 디카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자이크 XS 웹 브라우저 (1994년)
모자이크 브라우저가 나오기 전의 웹 서핑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다. 반면 모자이크는 별도의 윈우 창을 띄우는 대신 이미지를 텍스트와 함께 연속적으로 시현하는 형태로 웹을 쉽고 편하게 서핑할 수 있게 해줬다. 개발자들은 모자이크가 윈도와 호환성을 갖도록 설계, 시장점유율을 53%까지 늘리기도 했다. 비록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에게 뒷덜미를 잡히며 시장에서 퇴출됐지만 초창기 인터넷을 활성화한 역할은 결코 적지 않았다.



리오 PMP300 (1998년)
리오 PMP300은 음악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감상하거나 CD에서 복사한 음악파일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휴대형 MP3 플레이어의 효시다. 가격은 200달러였으며 1시간 분량의 음악 저장이 가능했다. 미국 레코드공업협회는 이 제품의 판매금지를 신청했지만 기각 당했다. 리오를 몰아낸 것은 3년 후에 등장한 애플의 아이팟이었다.
Home Appliances



IEEE 802.11g 와이파이 (2003년)
IEEE 802.11g 와이파이가 나오기 전, 즉 2003년 이전에는 통달범위나 속도의 측면에서 다양해지는 무선 인터넷 연결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한 단일 무선통신표준이 없었다. 802.11g의 통달거리는 무려 45m, 최대속도는 54Mbps였다. 이로써 하나의 접속 포인트로도 집과 커피숍, 사무실에서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구글 맵스 (2005년)
스마트폰 혁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본 것은 GPS 기기일 것이다. 구글 맵스는 이러한 혁명의 일등공신인 매핑 소프트웨어다. 한 번에 하나씩 지도를 다운로드 받느라 시간과 대역폭을 낭비하지 않고 지도를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 다운로드한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서버에 새 구획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현재 구글 맵스 사용자는 1억5,0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1년 동안 새로 표시하는 길은 192억㎞에 이른다.



아이폰 (2007년)
6년 전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감명 받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적 개념아래 극도의 사용자 편의를 추구한 아이폰은 폭발적으로 팔려나갔다. 특히 애플은 2008년 앱스토어를 개설, 온 세상을 스마트의 물결로 바꿔놓았다. 이렇게 아이폰과 앱스토어가 짜 놓은 판은 다른 모든 모바일 업계가 따라와야 할 모범답안이 됐다. 현재 모바일 기기에서만 하루 4,600만개의 앱이 다운로드되고 있다.



영불해협 해저터널 (1994년)
총연장 50㎞의 영불해협 해저터널(Channel Tunnel)이 6년여의 공사 끝에 1994년 문을 열었다. 37.6㎞의 구간이 지하에 위치한 역대 최장 지하 건축물이다. 이 터널은 여객열차용 튜브, 화물열차용 튜브, 그리고 유지보수용 튜브 등 3개의 튜브로 구성돼 있다. 이곳을 지나는 유로스타 철도는 매년 1,700만 명의 승객을, 유로터널 화물철도는 매년 1,700만톤의 화물을 영국과 프랑스 사이로 실어 나른다.



거대 강입자 가속기 (LHC) (2008년)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LHC는 완성에 무려 14년이 걸린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다. 전 세계에서 온 수천 명의 물리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오랜 시간 베일에 쌓여있던 우주공학적·물리학적 비밀을 풀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작년 7월 우주의 탄생 과정과 관련해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입자의 발견 소식을 전한데 이어 최근 그 가능서이 99.6%까지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EOS 5D 마크 Ⅱ (2009년)
캐논의 5D 마크 Ⅱ는 사진의 역사에 한 페이지를 쓴 디카다. 고화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최초의 DSLR로서 누구나 스틸카메라로 고화질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캐논은 2,100만 화소급 촬상소자(CCD)가 촬영한 영상을 원활히 인코딩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프로세서를 개발했다. 2012년에는 이 기종을 사용해 다수의 TV 프로그램, CF,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부르즈 할리파 (2010년)
2010년 삼성물산이 두바이에 건설한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는 높이가 828m로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이다. 두 번째로 높은 대만 타이베이 101 빌딩보다 300m 이상 높다. 이 정도 높이의 초고층빌딩은 기존과는 다른 건설 공법이 요구된다. 이에 설계를 맡은 스키드모어 오윙스 앤드 메릴(SOM)은 빌딩의 정중앙에 육각형 콘크리트 코어(기둥)을 배치하고, 코어의 세 면에 T자형 부벽을 붙여 Y자 모양으로 건물을 올리는 방식을 적용했다.
Engineering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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