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평생소득을 확보하는 연금 활용법

우재룡의 한국형 은퇴준비

은퇴 후 삶이 황금시대(golden age)가 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동안 수입이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평생소득(life time income)을 만드는 일은 은퇴설계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재룡 한국형 은퇴설계연구소 소장


은퇴 후에 매월 필요한 생활비보다 훨씬 많은 돈이 마치 월급처럼 꼬박꼬박 나오는 삶을 상상해보자. 매일 출근해서 일을 하지 않아도 월말이 되면 월급이 나오듯 충분한 돈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실제로 서양의 은퇴자 중 상당수는 풍부한 연금으로 멋진 생활을 즐기고 있다. 국민연금에서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의 절반 정도가 나오고, 직장에서 평생토록 돈을 낸 퇴직연금에서도 연금이 나온다. 게다가 개인연금에서도 많은 연금이 지급되니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합쳐서 풍요로운 노후를 보낸다. 전 세계로 여행을 다니고, 일생 동안 하고 싶었던 취미 여가를 즐기고, 심지어 대학에 다시 진학해서 자기계발에 푹 빠지기도 한다. 워낙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은퇴생활을 황금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평생소득은 어떻게 만드나

평생소득은 주식과 펀드의 배당수입, 채권의 이자, 신탁상품에서 나오는 배당, 건물의 임대료, 지적 재산권에 대한 로얄티,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연금수입 등이 있다. 조금 더 확장해보면 정부의 고령자에 대한 기초노령연금과 같은 보조금, 자녀로부터 받는 생활비 등도 포함된다. 이 중에서 서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연금으로 평생소득을 확보하는 기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금으로 평생소득을 확보하는 방법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연금으로 평생소득을 마련하는 방법은 연령별로 다르다. 우리나라의 중장년층은 직장을 옮길 때마다 퇴직금을 인출해서 사용해버렸기 때문에 퇴직연금이 거의 없다. 퇴직금은 2012년부터 퇴직금 중간정산과 이직 시 인출이 모두 금지되었다. 그래서 젊은 근로자들은 나중에 퇴직금을 연금으로 타도록 되어 있다. 결국 중장년층은 은퇴 후에 국민연금, 개인연금저축, 즉시연금, 월지급식펀드, 주택연금으로 평생소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젊은 근로자들은 퇴직연금을 추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으로는 배당주로부터 배당금을 종신 동안 수령하는 방법이다. 주주를 우대하는 신중한 회사들은 경기변화에 무관하게 배당금을 일정하게 지급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회사들은 매년 배당금을 지급하지만, 외국 회사들은 분기별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곳이 많다. 그래서 이렇게 배당을 일정한 수준으로 꾸준하게 지급하는 회사에 투자하면 평생소득을 얻을 수 있다. 상당한 주식투자 전문가가 아니면 사용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채권을 보유하는 방법이다. 국내에는 3년 이내의 단기 채권이 주로 발행되지만 외국에서는 30년이나 100년 만기를 가진 장기채권이 발행된다. 이런 장기채권을 보유하면 분기나 반기별로 이자가 지급되는데, 이를 평생소득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부도가 나지 않는 기업의 채권을 고르기 어렵다는 점과 채권을 직접 매입하기 위해서는 목돈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는 실행하기 어렵다.

세 번째 방법은 부동산의 임대소득을 평생 수령하는 방법이다. 오피스텔, 상가, 주거용 주택, 업무용 사무실과 같은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소득으로 평생소득으로 활용하면 된다. 하지만 임대를 장기간 지속시키기 싶지 않다는 점, 부동산가격의 하락으로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 건강이 악화되면 직접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네 번째는 월지급식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한 후, 매월 일정한 금액을 환매해서 노후 생활비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펀드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으므로 쉽게 평생소득원이 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간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펀드를 고르기가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


내 평생소득은 얼마나 되나

은퇴자들은 일반적으로 평생토록 지급되는 연금으로 노후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주식, 채권, 부동산, 펀드를 이용해서 평생소득을 버는 방법이 어렵기 때문에 주로 연금으로 평생소득을 확보하고 있다. 연금으로 평생소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평생소득표(사례 참조)를 활용하면 쉽다.

우선 첫 번째로 국민연금과 특수직업연금(공무원, 사학, 군인)은 연금수령이 원칙이기 때문에 자산평가액이 불필요하다. 물론 이들 연금을 특수한 경우에는 일시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현재가치로 연금액을 알려주는데 매년 물가상승률과 유사하게 연금액이 조정되기 때문에 미래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두 번째로 퇴직연금은 거의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일시금으로 타고 있기 때문에 평생소득으로 이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1월에 퇴직급여를 수령한 사람 2만8,859명 가운데 연금 방식을 선택한 사람은 1.3%(389명)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퇴직금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면 좋다. 퇴직금을 종신연금으로 탄다고 가정하고 매월 얼마의 연금을 받는가를 앞서 평생소득표에 기재하면 된다. 따라서 만약 퇴직금의 평가액이 1억 원 정도 되는데 일시금이 아니라 종신연금-부부형으로 탄다면 대략 40만원의 평생소득이 만들어진다고 추정하면 계산이 쉽게 된다.

세 번째는 개인연금저축으로부터 나오는 평생소득이다. 자신의 60세까지의 개인연금 저축액을 평생소득으로 전환시키면 된다. 퇴직금과 마찬가지로 55세 이후에 종신연금으로 탄다고 가정하면 1억당 40만 원 정도로 어림잡아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개인연금보험이다. 연금보험은 초기 판매수수료가 매우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적정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2012년 금융소비자연맹이 발표한 ‘변액연금보험 비교정보’에 의하면 평가대상 변액연금보험 60개 상품 중 6개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의 실효수익률은 지난 10년(2002~2011년) 동안의 평균 물가상승률 3.19%에도 미치지 못한 저조한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평가를 받았다. 변액연금상품의 수익률 고저에도 불구하고 60세를 기준으로 변액연금 평가액 1억 원을 확보했다고 가정하면 이를 바탕으로 평생소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예와 마찬가지로 변액연금 1억 원을 종신연금-부부형으로 탄다면 매월 40만 원의 평생소득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다섯 번째, 즉시연금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즉 평소에 투자해서 마련한 펀드, 채권, 주식, 상가와 같은 투자자산의 평가액을 파악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연금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만약 투자자산을 모두 기준시점인 60세에 매각하여 현금으로 만든 다음에 즉시연금에 가입한 다음 종신연금-부부수령형을 탄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투자자산의 규모를 1억 원이라고 가정한 다음 이를 평생소득화 하기 위해 즉시연금에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약 40만 원의 연금을 월별로 수령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거주하고 있는 거주용 주택을 평생소득화 하는 방법이다. 자신이 거주하는 집의 감정가격이 2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이를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월 46만원의 연금이 지급된다.


결국 중장년층은 은퇴 후에 국민연금, 개인연금저축, 즉시연금, 월지급식펀드, 주택연금으로 평생소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젊은 근로자들은 퇴직연금을 추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우재룡 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펀드평가대표이사, 동양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장,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한국형 은퇴설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평생소득표를 활용한 사례 보기
김 모(60) 씨는 평생소득표를 채워보았다. 표에서 집계된 김 씨의 전체 자산규모는 4억5,000만 원. 우리나라 베이비 부머들의 평균 순자산 규모가 약 3억 원임을 감안하면, 김 씨의 자산은 평균을 웃도는 비교적 큰 금액이다. 자산 1억 원 당 약 월 40만원의 연금액을 받는 것으로 계산한다면, 김 씨가 매달 받는 연금액은 280만원이다. 즉 280만원의 평생소득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은퇴후 200만원대의 월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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