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 볼 때 풍력발전기 바로 뒤, 또는 풍력발전소 후방의 기후대에서는 이른바 ‘풍속 진공(wind speed vacuum)’ 혹은 ‘운동량 결손(momentum deficit)’이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쉽게 말해 공기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얘기다.
이는 풍력발전소의 효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풍력터빈이 빽빽하게 배치된 경우 앞쪽의 터빈 때문에 뒤쪽의 터빈은 상대적으로 약한 바람을 맞을 수밖에 없는 것.
이 같은 이유로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는 인근지역의 풍속을 낮출 수 있으며, 이들이 다수 운용되면 운동량 결손이 누적되면서 지구 전체의 풍속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물론 풍속 변화는 매우 복잡다단한 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그럴 개연성을 배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대기과학자 솜나트 바이디아 로이 박사에 따르면 심지어 풍력발전소는 주변의 기온 변화를 촉발할 수도 있다.
“로터의 회전에 의해 위쪽과 아래쪽의 공기가 섞이면서 난기류, 즉 회오리가 일어나는 빈도가 높아집니다. 이 회오리가 차가운 공기를 위로, 따뜻한 공기를 아래로 보내면 주변 온도가 상승하고 그 반대의 경우 온도는 하락하죠.”
실제로 2012년 한 연구팀이 다수의 풍력발전소가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의 지표면 온도를 조사했는데 그리 크지는 않지만 유의미한 수준의 상승이 나타났음을 확인한 바 있다.
기후대 (climate zone) 기온, 기압, 바람 등 기후요소의 분포에 의해 구분되는 일정한 기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