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춘 500대 기업 중 EVA 스타

[PROFITMAKERS] EVA Stars of the Fortune 500

EVA는 어떤 기업이 자본을 진정한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또 어떤 주식이 저평가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by Scott Cendrowski


포춘 500은 기업의 다양한 가치를 평가하는 리스트다. 그중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다년간의 성공(신생기업이 리스트에 오르는 일은 없다)과 그중에서도 특히 거대한 규모다. 모두 칭찬할만한 특징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엘리트 기업만 모아 놓은 포춘 500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들은 모두 스타기업이다. 하지만 그중 스타주식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EVA 디멘션스 EVA Dimensions의 전문가 팀에 의뢰했다. 이들은 가장 통찰력 있는 방법으로 기업을 평가한다. 바로 경제적 부가가치(Economic Value Added·EVA) *역주: 투자된 자본을 빼고 실제로 얼마나 이익을 냈는가를 보여주는 경영지표. 1980년대 후반 미국이 도입했으며, 선진국에선 기업의 재무적 가치와 경영자의 업적을 평가하는 데 있어 순이익이나 경상이익보다 많이 활용된다를 측정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EVA는 이익을 계산할 때 기업의 자본 비용을 포함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업의 가치 창출 능력을 측정할 때 이익만 보는 것보다 훨씬 시사하는 바가 크다. EVA는 기업이 투입된 1달러(자본)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1달러(이익)로 산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측정법이다.

이 측정법은 최근 상황의 유용한 단면을 보여준다. EVA 디멘션스는 최대 가치 창출 기업과 가치 파괴 기업을 가려내기 위해 지난 5년간의 포춘 500 데이터를 분석했다. 상위권은 거의 기술 회사들이 차지했다. 애플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연 평균 EVA가 2007년 매출 대비 22.1%나 성장하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반면 포춘 500대 기업의 평균 EVA는 0.3%에 불과했다. 여행 사이트 프라이스라인닷컴 Priceline.com이 2위를 차지했고, 구글과 IT 아웃소싱 기업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솔루션 Cognizant Technology Solutions 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하위권은 주로 데번 에너지 Devon Energy와 체서피크 에너지 Chesapeake Energy 등 자본 집약적인 석유·가스 회사가 차지했다. 저가 물량으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EVA 전문가는 현재의 주식 시장을 어떻게 바라볼까? EVA 디멘션스의 주가 조사 국제 담당자 크레이그 스털링 Craig Sterling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순이익률(profit margin)처럼 EVA 이익률도 최소한 2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이 폭락하기 전인 2007년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 한편, 이자율도 매우 낮아서 자본조달비용은 역대 최저다. 스털링은 만약 향후 5년간 순이익률이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이자율도 낮다면, 주식시장이 현재 14% 가량 평가절하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2011년 말 같은 조사를 했을 때, 주식시장은 20% 저평가 돼 있었다. 그는 “현재 리스크에 비해 주식 수익률이 적다”며 “만약 이자율이 올라가거나 수익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그는 포춘 500 기업의 우량주식을 발견했다. 자산 관리사나 대기업에 조언을 해주는 EVA 디멘션스는 EVA, 현금 흐름 위기, 장부가치 같은 여러 가지 가치 평가 방법 등 24개 기준을 적용해 주식 선택 공식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 이 접근법이 지난 15년간 러셀 1,000 지수 *역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0 개 기업의 시가총액 가중평균 지수로 투자의 척도가 된다보다 연간 9% 포인트가량 더 높은 수익률을 보여줬음이 드러났다.

최고의 주식에는 스타우드 호텔 그룹 Starwood Hotels이 등극했다. 이 그룹에는 웨스틴 Westin과 W 그리고 다른 여러 고급 숙박시설이 포함돼 있다. 스털링은 이 기업의 수익성이 역대 최대라며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우드는 지난 10년간 호텔 소유 기업에서 여러 프랜차이즈 호텔을 관리하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스털링은 이 전략 덕분에 스타우드의 총자산 순이익률(ROA)과 순이익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업의 주식이 다른 일반 호텔들과 비교해 지금보다 더 높은 가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디어 Deere의 EVA 수익성 역시 사상 최대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디어-트랙터 등 농기계를 제조하는 대표적 기업-에 심드렁한 반응이다. 기업이 얼마나 빨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지 보여주는 EVA 모멘텀에서 디어는 지난해 나머지 포춘 500대 기업들보다 50% 이상 더 높았다. 하지만 주가는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따라 움직였다.

스털링은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수익잠재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기계 제조업체의 수익성은 여전히 강하다”고 덧붙였다.

EVA 디멘션스가 선정한 나머지 상위 10위권 기업들은 산업용품 제조업체 3M, 초콜릿 제조업체 허시 Hershey, 최근 엄청난 분기 수익을 거둔 은행 대기업 J.P. 모건 체이스 J.P. Morgan Chase, 생명공학기술기업 암젠 Amgen과 바이오젠 Biogen, 석유기업 셰브런 Chevron, IT기계제조업체 EMC,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 Nordstrom이다.

EVA 디멘션스 공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EVA 성과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던 뱅크 오브 뉴욕 멜런도 높은 가치를 나타났다. 5년간 가장 실적이 좋았던 기업 중 애플을 비롯한 일부 기업은 여전히 ‘매수’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스털링은 애플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EVA 디멘션스는 지난 3월 애플 주식 등급을 ‘매수’로 바꿨다. 주가가 700달러에서 급락한 이후다(이 회사는 애플 주식이 589달러로 거래되던 2012년 3월부터 비중을 낮추라고 조언했다). 스털링은 경쟁 심화 때문에 애플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EVA 이익률은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해에 비해 2% 포인트가량 하락했다. 2년 만에 처음이다. 자본지출도 늘었다. 하지만 스털링은 “애플이 여전히 잘나가고, 가장 수익성이 좋은 기업인 건 사실이다”라고 평가했다.

EVA는 기업이 투입한 1달러(자본)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1달러(수익)로 산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측정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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