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1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카로테노이드는 엽록소에 가려져 색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나뭇잎의 수명이 끝나가는 가을이 되면, 엽록소가 분해되면서 카로테노이드의 색이 드러난다.
우리가 흔이 단풍이 든다고 말하는 현상이 바로 이것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1973년부터 나뭇잎의 색상을 연구해 온 전 플로리다국제대학 데이비드리 교수에 따르면 단풍의 색깔에는 카로테노이드 외에도 다른 색소가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대다수 나무들은 가을처럼 밝고 온도가 낮을 때 서로 다른 종류의 ‘안토시아닌(anthocyanin)’ 화학색소 물질을 생산하도록 진화했어요. 대개 붉은색과 블루베리 색을 가집니다.”
안토시아닌은 새로 자라는 잎에서도 생산되며, 새 나뭇잎이 종종 붉은색을 띠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엽록소와 안토시아닌이 공존하면 물푸레나무처럼 갈색 나뭇잎이 되고, 안토시아닌의 농도가 높은 경우 일본산 단풍나무처럼 자주색에 가까워진다. 덧붙여 나뭇잎이 완전히 죽어서 엽록체 분해가 완료된 시점의 나뭇잎은 한층 진한 갈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