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남에겐 관대, 나에겐 엄격

소성민·노범석의 PI(President Identity) 스토리<br>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PI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드러내는 이미지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이미지 간극이 아주 좁은 인물에 속한다. 박 이사장은 ‘외유내강’의 리더십을 추구하는데, 이는 그의 PI를 함축하는 키워드이다.

중진공 이사장은 정부와 기업 사이에서 소통과 조정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자리다. 30년간 공직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어서인지, 박 이사장의 MI(Mind Identity)는 ‘진정성’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시하는 단어를 묻는 질문에도 그는 망설임 없이 ‘진실’이라고 답했다.

박 이사장의 MI는 자연스럽게 BI(Behavior Identity)와 연결된다. 그의 BI는 ‘최선’이다. 진정성을 실천으로 입증하는 것이 바로 ‘최선’이다. 그의 좌우명은 ‘마저절위(磨杵絶葦)’. 풀이하면 ‘쇠몽둥이를 갈아 쇠침을 만든다’인데,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뜻이다.

박 이사장이 추구하는 경영철학은 ‘상(想)·행(行)·통(通)’인데, 세 가지 중 무엇을 가장 중시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망설임 없이 ‘행’이라고 답했다. 그는 올해 경영목표로 삼은 ‘만·늘·지’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창업사관학교 육성, 중소기업간 업종 융합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탁상행정’ 같은 진부한 느낌의 어구는 떠오르지 않는다.

협의의 PI라고 할 만큼 중시되는 VI(Visual Identity)에서, 박 이사장의 일관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의 VI는 ‘단정함’이다. 그는 평소 검박하고 수수한 정장 차림을 선호하며, 외모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흔한 넥타이핀이나 시계, 반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 진정성과 최선을 중시하는 리더의 자긍심과 자신감이 그대로 드러난다. 내실을 중시하는, 일종의 선비정신이다.

유머 감각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데 비해, 오랜 공직생활을 거치며 정형화된 그의 외모는 변화에 다소 인색해 보인다. 남들이 하는 ‘자기연출’은 관대하게 바라보는 오픈마인드를 가졌지만, 내가 추구하면 사치나 낭비처럼 여겨지는 자신에 대한 엄격함이 공존한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인과 만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상황에 따른 적절한 의상 변화는 그의 소통 환경을 더욱 편안하고 원활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

푸근한 인상, 중저음의 목소리, 차분한 말투와 함께 적절한 제스처는 누구와 대화를 나눠도 편안하게 느껴진다.

박 이사장은 초록, 주황, 남색을 선호하는데 그중 초록이 그의 CI(Color Identity)에 가장 가깝다. 초록은 조화와 균형, 안정을 느끼게 하는 색상인데, 원만한 성품에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 그와 가장 잘 어울린다. 평소 등산을 즐기며 화초와 나무를 좋아하고 환경보호에 큰 관심을 보여 온 그의 성향도 그대로 드러난다.


소성민 소노픽처스 대표는 …
서울대 독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시사저널 기자. 메타컴 부사장과 금융그룹 홍보실장으로 PI 실무 수행. 현재 메타컴 부사장을 겸직하며 PI 컨설팅 및 PI 홍보영상 제작.


노범석 메타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
서울대 경제학과 및 경영대학원 졸업. 공인회계사(CPA). PR회사 메타커뮤니케이션즈 창업(1999). 대기업 CEO를 대상으로 PI 컨설팅 및 CEO브랜딩에 대한 활발한 기고와 강연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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