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근해에 부는 변화의 바람

[NEW ENERGY] CHANGE IS IN THE WIND, OFFSHORE

수년간의 논란 끝에 드디어 미국 연안에 풍력발전소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By Brian Dumaine


지난 7월 초, 데이비드 캐머런 David Cameron 영국 총리는 세계 최대 규모 근해 풍력발전소 가동을 알리는 테이프를 직접 끊었다. 런던 어레이 London Array로 알려진 이 발전소는 템스 강 어귀에 175개의 거대 풍력 터빈을 건설해 50만 가정에 공급할 전기발전용량을 갖췄다.

지난 20년 동안 유럽 내에는 58개의 근해 풍력발전소가 건설됐다. 반면 미국에는 지금까지 단 한 개의 상업용 발전소도 세워지지 않았다.

누군가는 유럽인들이 비용보다 기후 변화에 더 신경 쓴다고 주장할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근해 풍력발전소는 지상에 지을 때보다 건설 및 운영 비용이 3배나 더 들고, 석탄이나 천연가스 발전소와는 경쟁이 안될 정도로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래서 근해 풍력발전은 여전히 전 세계 전기발전량의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은 장기적으로 화석연료 가격의 상승과 규모의 경제 효과가 함께 작용하면 언젠가 근해 풍력발전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 믿고 있다. 컨설팅 기업 내비건트 Navigant의 애널리스트 피터 아스무스 Peter Asmus는 “근해 풍력발전사업은 대규모로 추진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주목할 만한 소식은 소규모로나마 점점 더 많은 전력회사, 투자자, 정치인, 그리고 구글까지 합세하면서 미국 내 풍력발전이 조금씩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풍력발전이 주목받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미국 내 30개 주에선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재생가능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부해안에서 이같은 규정을 충족시킬 최선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근해풍력발전이다. 이 지역은 일조량이 부족해 태양열 전지판 설치에 알맞지 않을뿐더러 송전망과 연결되면서 풍력발전소를 세울 수 있는 탁 트인 해변도 부족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은 근해에는 바람이 지속적으로 분다.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면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 내무부는 이번 여름 사상 처음으로 버지니아, 매사추세츠, 로드 아일랜드 주의 근해 임대개발권을 경매에 부쳤다. 지난 10년간의 극렬한 반대와 각종 규제를 극복하고, 매사추세츠의 케이프 윈드 Cape Wind가 결국 난투케 사운드 Nantucket Sound 지역의 건설을 허가받았다. 이 신생기업은 덴마크 연기금으로부터 2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Chris Christie가 2020년까지 1기가와트 규모의 근해 풍력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뉴저지 공공요금 위원회(Board of Public Utilities)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전직 어부들이 설립한) 피셔먼즈 에너지 Fishermen‘s Energy의 사업계획을 반려했다.

근해 풍력발전사업은 자금 문제뿐 아니라 기술적 문제도 안고 있다. 풍력터빈은 기술발전과 함께 효율성이 향상되면서 크기도 커지고 있다. 최근 지멘스 Siemens 와 리파워 Repower가 함께 제조한 풍력터빈의 날개는 에어버스 Airbus의 A380 여객기 날개보다 2배 더 길다. 또 전기를 해변으로 송전하는 기술도 문제다. 구글은 뉴욕과 버지니아 사이의 560km구간을 잇는 50억 달러 규모의 송전망 애틀랜틱 윈드 커넥션 Atlantic Wind Connection 건설에 투자한다고 밝혔다(구글은 이 사업 지분의 37.5%를 보유하고 있다). 리스크가 큰 이 사업은 아무리 일러도 2020년은 돼야 마무리될 전망이어서 여전히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그러나 성공만 하면 미국에서 큰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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