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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대 과학기술 뉴스

THE 10 BEST CSIENCE NEWS OF 2013<br>나로호 발사 ^.^… 원전 비리 T.T

이번 조사에는 14일간 총 5,437명이 참여했다. 일반시민들의 투표 비중이 전체의 47.2%(2,570명)를 차지, 전년 27.1%(3,179명 중 864명) 대비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상승을 반영했다. 선정위원회는 이 같은 투표 결과를 토대로 ●과학기술발전 기여도 ●과학기술인 관심도 ●과학대중화 기여도 ●국민적 관심도를 고려해 10대 뉴스를 최종 선정했다.

지난해 대한민국이 가장 주목한 국내 과학기술 뉴스는 무엇일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최근 과학기술인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2013년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선정했다.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삼고초려 끝에 성공한 나로호 3차 발사가 1위를 차지했고,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입증한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개발, 나노입자 기반의 슈퍼 렌즈, 초광각 곤충 눈 카메라 개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지난해 큰 사회적 물의를 빚으며 원자력에 대한 안전성 우려를 폭증시킨 원전 납품 비리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 가운데 순위권에 진입했다.







1 나로호 발사 성공: 우주강국 도약의 발판

10대 뉴스의 맨 윗자리는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의 차지였다. 나라 전체의 이목이 집중됐던 빅 이벤트였던 만큼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나로호는 2번의 실패이후 작년 1월 30일 마지막 3차 발사가 이뤄졌다.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고도 177㎞ 부근에서 노즈 페어링 분리, 193㎞에서 1단과 2단 분리, 발사 6분 35초 후 2단 로켓 점화가 이뤄졌으며, 발사 후 9분경 탑재돼 있던 나로과학위성을 정상적으로 분리시켰다. 그리고 발사 12시간이 지난 31일 오전 3시 28분경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SaTRec)가 나로과학위성과의 교신에 성공함으로써 나로호 발사 성공이 최종 확인됐다.

이어 3월 3일에는 SaTRec와 교육과학기술부가 나로과학위성이 촬영한 한반도와 중국 상공의 적외선 열 영상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정상운용에 돌입할 것임을 천명했다. 적외선 영상은 지표면의 온도 추정이 가능해 산불 탐지와 홍수 피해 관측, 화산활동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현재 나로과학위성은 지구 타원궤도를 하루 14바퀴씩 돌며 이온층 관측센서와
우주방사선량 측정센서로 우주환경을 관측, 기초과학연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



2 곡면 OLED TV: 세계가 주목한 디스플레이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기술은 명실공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이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한 걸작이 국내기업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는 소식이 10대 뉴스의 2위를 점령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선보인 곡면 OLED TV가 바로 그
주인공.

디스플레이의 고정관념을 깬 이 제품은 ‘2013 한국전자전(KES)’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서도 LG전자의 77인치 UHD 곡면 OLED TV가 최고 혁신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곡면 OLED는 화면이 사람의 눈이 보는 것과 가장 유사하게 곡선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몰입감과 생동감을 더한다. 특히 두 기업은 여기에 초고화질(UHD, 3840×2160p)과 스마트 기능 등 최신 기술을 추가해 그 가치를 극대화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곡면 디스플레이 기술이 TV 외에 배터리 제작에 응용되어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등 다른 IT 기기에 접목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많은 스마트 기기들의 디자인 혁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3 뇌 투명화 기술: 뇌 과학 혁신의 토대

뇌는 인체 내의 소우주라 불릴 만큼 작동기전을 이해하기가 극히 어렵다. 이와 관련 작년 4월 정광훈 미국 스탠퍼드대학 생물공학과 박사후 연구원에 의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세밀한 뇌 관찰 기술이 개발됐다. 투명하게 만든 생쥐의 뇌에서 화학처리를 통해 비정상 신경세포 연결망을 투명화 함으로써 뇌세포 분자의 3차원(3D) 관찰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빛의 투과를 막는 세포막의 지질(기름) 성분을 제거해 뇌 구조와 신경세포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생체조직 투명화 기법이다. 이전 방식에 비해 투명도를 대폭 개선하면서도 뇌 세포와 분자를 거의 손상 없이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뇌 과학 발전을 이끌 혁신 기술로 꼽힌다.

실제로 이 기법을 이용하면 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fMRI) 보다 해상도가 2,000배나 뛰어난 500나노미터(㎚) 수준까지 세밀한 관찰이 가능하다. 향후 이를 통해 뇌 신경세포들의 기능을 알아낸다면 공황장애, 알츠하이머병 등의 난치성 뇌질환 치료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히 정 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뇌뿐만 아니라 간, 심장 등 다른 장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4 암 전이 차단 물질: 신개념 항암 신약 탄생 예고

작년 11월 미래창조과학부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단장 김성훈, 서울대 약대 교수)이 미국 하버드 의대, 중국 국립신약스크리닝센터와 공동으로 기존 약물과는 전혀 다른 경로로 암세포의 전이를 막아줄 획기적 신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향후 임상시험을 거쳐 신약 개발로 이어지면 조(兆) 단위의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예견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KSR’이라는 효소 단백질의 기능을 차단하는 신물질을 개발, 쥐 실험을 통해 폐암과 유방암의 전이 방지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암세포는 KSR의 활동이 증가하며, 증가된 KSR의 일부가 세포막으로 이동해 암세포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낸바 있다. 세포막에서 KSR이 특정 단백질과 결합한 뒤 다른 단백질이 여기에 달라붙으면서 전이가 유발된다는 것이다. 즉 연구팀의 신물질은 KSR과 다른 단백질의 결합을 차단, 암 전이를 막는다. 사람의 폐암과 유방암 세포를 이식받은 쥐에 주입한 결과, 실제로 전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 이 신물질 관련 원천기술은 제약사인 유한양행에 기술 이전된 상태로, 금명간 전임상시험 등 본격적인 신약 개발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5 원전 비리: 원자력 에너지의 사회적 수용성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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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부품에서 시작해 권력형 부정부패로까지 확대된 원전 비리가 10대 뉴스의 한자리를 차지했다. 불량부품 때문에 멈춰 섰던 원전은 현재 대부분 정상 운용되고 있지만 비리 연루자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아직 진행 중에 있으며, 한국수력원자력도 불량부품 납품업체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사건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불량부품을 사용한 원전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의 운전을 정지시키면서 한여름 찜통더위 속에 200만㎾의 전력공백이 발생했었다. 또한 정부의 자체 조사 결과에서 한울 원전 5·6호기와 신고리 3·4호기 등의 불량 케이블 사용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후 불량부품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됐고, 정부는 4개월이 넘는 전수조사를 거쳐 현재 운전 중인 원전 20기의 품질서류 2만3,000여건 중 277건의 서류가 위조됐다고 발표했다. 또 건설 중인 원전 5기와 운전을 멈춘 3기의 품질서류 총 27만5,000여건 가운데 22만여건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서류위조로 납품된 부품들은 모두 교체하거나 안전성 평가를 다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너진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6 나노입자 슈퍼렌즈: 바이러스까지 보이는 초고해상도 이미징

6위는 KAIST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와 조용훈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 기반 슈퍼렌즈의 차지였다. 일반 광학렌즈 대비 해상도가 3배가량 뛰어나다. 빛의 굴절을 이용한 기존 광학렌즈는 빛 파장보다 작은 초점을 만들지 못하는 이른바 회절한계(diffraction limit) 때문에 가시광선 영역에서 200~300㎚보다 작은 물체는 관찰이 불가하다. 반면 연구팀은 빛의 굴절이 아닌 산란을 이용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이 난제를 타파했다. 파면조절기(SLM)를 이용해 빛의 위상(phase)을 제어, 나노입자를 통과한 산란광을 정밀 조정하는 방식으로 초고해상도의 초점이 형성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실험을 통해 증명해내 것이다. 이렇게 이 슈퍼렌즈는 100㎚ 크기의 세포 내 구조와 바이러스까지 볼 수 있다. 또한 광통신, 첨단 반도체 공정 등 산업적 활용도 역시 넓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7 초광각 곤충 눈 카메라: 160도 이상의 화각 최초 구현

미국 일리노이대학 송영민 박사와 존 로저스 교수 연구팀이 일반 카메라보다 시야가 3배 이상, 정확히 말해 화각이 160도 이상인 ‘곤충 눈 카메라’를 세계 최초 개발했다는 소식이 7위의 주인공이 됐다. 이 카메라는 지름 0.8㎜의 마이크로 렌즈 180개가 직경 1.5㎝의 돔 구조로 배열돼 있으며, 마이크로 렌즈 아래에 빛을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이미지 센서가 붙어 있다. 이 센서를 고무 소재의 마이크로렌즈 배열에 부착한 뒤 반구형(半球形)으로 제작, 곤충의 겹눈 구조와 유사하게 만든 것.

수백~수만 개의 홑눈이 모여서 하나의 겹눈을 이룬 곤충의 눈에서 영감을 얻은 산물이다. 연구팀은 이 카메라를 사용해 실제 물체 촬영에도 성공했다. 마이크로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똑같이 반구형으로 제작한게 연구팀이 밝힌 기술적 핵심이다. 덕분에 기존 광각렌즈나 어안렌즈와 달리 넓은 화각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왜곡이 일어나지 않는다. 소형 무인기, 초소형 곤충 로봇, 보안카메라에 채용할 경우 한층 넓은 지역을 동시에 감시·정찰할 수 있으며, 내시경에 장착하면 인체 내부를 한층 넓고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8 ‘호프스타터의 나비’ 입증: 물리학계 37년 난제 해결

작년 5월 미국 콜럼비아대학 물리학과 김필립 교수팀에 의해 물리학계의 37년 묵은 난제가 해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난제는 바로 ‘호프스타터의 나비(Hofstadter’s butterfly)’다. 미국 물리학자 더글러스 호프스타터는 1976년 전자의 이동과 자기장의 숨어 있는 함수 관계를 세계 최초로 발견해 이론으로 정립했다. 이 이론을 그림으로 그리면 나비 모양을 닮았다. 그래서 호프스타터의 나비라 불린다. 하지만 이론상 그렇다는 것일 뿐 실험으로는 지금껏 한 번도 검증된 적이 없었다. 이를 검증하려면 원자를 수 ㎚ 간격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배열된 물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이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래핀과 육각형의 질화붕소를 이종결합한 물질을 가지고 호프스타터의 나비를 세계 최초로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9 미래창조과학부 출범: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

미래창조과학부의 출범이 10대 뉴스의 9위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의 모토라고 할 수 있는 ‘창조경제’를 실혈할 중추이자 컨트롤타워다. 미래부는 이의 실행을 위해 작년 6월 ‘창조경제 실현 계획’을 발표했으며, 특허청과 함께 창의적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위한 플랫폼으로서 ‘창조경제타운(creativekorea.or.kr)’ 서비스도 개시했다. 창조경제타운의 경우 11월 12일 기준 3,103건의 아이디어가 제안되는 등 국민적 호응 속에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미래부는 이중 기술가치와 시장성이 뛰어난 20건의 미출원 아이디어를 특허청의 ‘지식재산 기반 국민행복기술 구현 사업’과 연계, 전문 컨설팅 팀을 지원함으로써 사업화 모색과 특허출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10 V-KIST 설립: 과학기술 연구모델 수출

10대 뉴스의 마지막은 ‘베트남-한국 과학기술연구원(VKIST)’이 장식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베트남에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 KIST를 벤치마킹한 V-KIST 설립을 지원하며 과학기술외교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과학기술 공적개발 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017년까지 3,500만 달러를 무상 지원키로 결정했으며, 베트남은 V-KIST를 위한 24만8,000㎡ 면적의 부지 제공을 약속했다. KIST는 또한 연구소 건축을 비롯해 연구장비 및 연구소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통합적 지원을 제공하게 된다. KIST의 축적된 기술과 과학기술인력을 활용, 베트남 과기 인력 양성을 꾀할 장·단기 연수·교육훈련 프로그램도 운용할 예정이다. V-KIST는 우리나라의 OECD 개발 원조위원회 가입이후 개별 원조사업 형태를 넘어 우리의 발전모델을 전파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노즈 페어링 (nose fairing) 발사체 최상단부에 위치한 원뿔형 덮개. 덮개 속에 들어 있는 인공위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발사체가 특정 고도에 도달했을 때 분리된다.
그래핀 (graphene) 흑연에서 벗겨낸 한 겹의 탄소 원자 막. 두께가 0.35나노미터(㎚)에 불과한 현존 가장 얇은 소재이자 강도가 강철의 200배 이상인 가장 강한 소재다.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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